정부가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앞으로 5년간 전국에 27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지난 9일 발표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수해로 인해 일주일 미뤄진 바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정부 서울 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윤 정부 첫 부동산 정책의 기본 골자는 '공급'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공급'과밀한 수도권에 신규 공급 방안은 재건축·재개발 규제의 완화가 전제다. 여기다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민간 도심 복합사업 유형이 신설되며 도시계획의 규제를 받지 않는 도시혁신 계획 구역 도입이 검토된다.
또 수도권 등 직주 근접지에 신규 택지가 지속적으로 조성되고 무주택 서민에게는 시세의 70% 이하의 가격에 청년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이 분양된다.
정부가 내놓은 지역별 공급 물량은 서울에 50만 호를 비롯해 수도권에 총 158만 호가 공급되고, 지방은 광역·특별 자치시에 52만 호 등 총 112만 호가 공급된다.
사업유형별로는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도심 복합사업 등으로 52만 호가 공급되고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 88만 호가 공급된다. 도시개발, 지구단위계획구역, 기타 일반주택 사업 등 민간 자체 추진 사업으로도 130만 호가 공급된다.
지난 정부와 차이점은 직전 정부가 공공주도의 공급 방안을 추진했다면 현 정부는 민간주도로 수요가 많은 도심·역세권에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비 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다는 점이다.
이번 발표에서 아쉬운 점은 공급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한 가지도 언급되지 않은 채 또다시 후일로 미뤄졌다는 점이다. 먼저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로 꼽히는 재건축 부담금의 감면 방안은 다음 달로 미뤄졌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도 재건축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안도 올해 말까지로 발표를 미뤘다.
아울러 정비 사업 시행 시 임대주택을 기부채납하면 용적률을 법적 상한까지 상향해 주는 인센티브는 주거지역은 물론 준공업지역에서도 받게 된다. 다만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은 공공임대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재 공공만 추진할 수 있는 도심 복합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 도심 복합사업 유형도 신설된다.
이를 통해 신탁·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등 민간이 주체가 돼 도심·역세권 등에서 고밀 복합개발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용적률은 500%까지 상향해 주고, 필요하면 도시계획 규제를 받지 않는 '도시혁신 계획 구역'을 신설해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신규 택지는 5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88만호 분이 공급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내년까지 15만 호 안팎의 후보지를 선정해 발표하고 내년 이후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선정해 발표한다.
신규 택지는 직주근접 등을 고려해 선정하며 철도역 인근의 경우 반경 300∼1000m까지 초역세권, 역세권, 배후지역 등으로 나눠 역 접근성에 따라 개발밀도를 높이는 '콤팩트 시티' 콘셉트로 개발한다.
택지조성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공 주택 지구 지정 시 광역교통사업과 훼손지 복구 사업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면 공공기관 예비 타당성조사를 면제해 준다.
경기 분당·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재정비는 올해 하반기 연구용역을 거쳐 2024년 도시 재창조 수준의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추진한다.
반지하 거주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공공·민간 임대주택으로 이주가 추진되며 주택 개보수 등의 지원 사업도 진행된다. 다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주에 "반지하를 없애면 반지하에 살던 사람은 어디로 가냐"면서 지금 당장 사안을 놓고 고심하지는 않을 분위기를 내비친 바 있다.
이날 국토부는 반지하 등 재해 취약주택 거주자의 공공·민간 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하고, 이주를 원치 않는 가구에 대해서는 주택 개보수를 지원한다는 정도의 대안을 내놓았다.
또한 국토부는 이달 층간 소음 저감·개선대책 발표를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재건축 부담금 감면 대책과 청년 주거지원 종합 대책을 공개하며 10월에는 추가 신규 택지 발표 등 후속대책을 연이어 발표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제는 공급 정책을 과거의 물량 위주에서 주택의 품질과 정주 환경, 안전, 주거복지까지 합쳐 근본적으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며 "충분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해 시장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께 내 집 마련의 기회와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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