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정 중단 사태 이후 치러지는 2025 대선, 정치개혁 공약은 실종 상태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비상계엄 위헌 사태로 치러지는 이번 2025년 6월 3일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선, 통치 구조의 복원과 정치 정상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막상 선거 국면에서는 정작 그 ‘정치 개혁’ 공약이 뒷전으로 밀리거나 정쟁의 소재로 소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약검증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등록된 대선 후보들의 10대 공약 중 정치·사법 분야를 우선 분석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분석은 공약의 개혁성, 실현 가능성, 정책적 일관성 등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이재명 “민주주의 회복” 내세웠지만, ‘정치보복 근절’ 등 정치적 수사도 포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기치로 ▲계엄권 통제 ▲검찰 수사권 조정 ▲사법개혁 완수 ▲국가인권위 정상화 등 권력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중심 과제로 내세웠다. 이밖에 방송 공공성 회복, 진실화해위원회 출범, 역사교육 정상화 등도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논의돼 온 검찰개혁 등이 이어진 측면이 있어 정책 설계 경험이 있고, 민주당이 다수당인 국회 상황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도 일부 기대된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 공약은 정치적 수사에 가까운 표현이 포함돼 있고, 헌법 개정이나 제도적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과제들이 섞여 있어 개혁 철학의 일관성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김문수 “권력기관 복원·강화” 중심…“개혁보다 복고적 접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특권 폐지”와 “신뢰 회복”을 내세우며 감사원 권한 강화, 공수처 폐지, 대공수사권 부활, 간첩죄 범위 확대 등 보수적 법치주의 강화에 방점을 뒀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도 공약에 포함됐다.
그러나 전반적인 공약 방향은 정치·사법 구조의 재설계보다는 기존 권력기구의 기능을 복원하거나 확대하려는 복고적 접근에 가깝다는 평가다. 특히 권력 감시 체계 개편, 정당 정치의 혁신과 같은 구조적 개혁 과제는 빠져 있다.
구성 자체는 명확하고 구체적이지만, 다수 입법을 전제로 해 여당이 소수인 현재 상황에서는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경실련의 분석이다.
이준석 “행정부 축소” 기조…“효율적이지만 사법개혁은 미흡”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권한 축소와 정부 기구 슬림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3부총리제 도입, 정부 부처 19개→13개로 축소, 예산 편성 기능의 국회 이관, 공수처 폐지 등 행정부 구조 조정을 통한 ‘권력 재배분’을 제안하고 있다.
정치적 논리를 넘어 제도 설계가 구체적이고, 정치 효율성을 고려한 구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사법·검찰 개혁 등 핵심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안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개헌이 필요한 제도 변경이 많고, 정당 기반이 약해 실현 가능성에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권영국 “7공화국 도입” 주장…“철학 뚜렷하나 추상성 한계”
진보당 권영국 후보는 가장 급진적인 정치 개혁안을 내놨다. 검찰 해체, 7공화국 체제 도입, 시민주권 강화, 정치 다양성 확대 등 1987년 체제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개혁 철학은 일관되고 뚜렷하다는 평가지만, 구체적 실행 전략이 부족하고 대부분이 헌법 개정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현실성 측면에서는 높은 장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정치개혁에 대한 문제의식은 명확하나, 실천 전략은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정치 실종이 부른 선거…또 다시 실패하지 않으려면 유권자 주의 필요”
경실련은 “이번 선거는 정치의 실패가 불러온 결과”라며 “정치 개혁 공약이야말로 헌정 위기를 수습하는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다수 후보들이 개헌, 선거제 개편, 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 등 중대 과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고, 공약 상당수는 국회의 협조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한 만큼 유권자들이 이러한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약 비교는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인 서강대 하상응 교수를 비롯한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약검증단이 참여했으며, 향후 경제·노동·복지 등 정책 영역별 평가도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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