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한국PR협회(회장 조영석)의 ‘2025 특별세미나 정책 소통을 위한 제언’에서 PR 전문가들은 “소통 부재로 인해 좋은 정책이 현장에서 사장되는 일이 반복된다”며 국정홍보처 부활 또는 대통령 직속 국민소통혁신위원회 신설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세미나 첫날인 26일, 서강대 신호창 명예교수는 ‘정책 소통 방향과 PR 혁신’을 주제로 발제하며 “이명박 정부 이후 네 번의 정권이 초창기 정책 홍보 시스템 미비로 개혁 동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정권 1년 차에 국정홍보처를 부활시켰던 국민의 정부 사례를 되돌아보고, 모든 부처에 정책기획과 홍보를 통합할 조직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과 장관이 공중관계(PR) 마인드를 갖지 못하면 정부 신뢰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27일 콜로라도주립대 김장열 교수는 ‘공공·민간·국민·언론 파트너십과 소통 협력 방안’을 주제로 “선진국들은 정책 기획단계부터 언론, 시민사회, 기술 플랫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데이터 중심 정보 전달이 아닌 내러티브 중심 메시지(Why It Matters)를 통해 국민 공감을 이끌어내고, 이를 지속할 법·조직·예산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례 발표를 맡은 옴니콤그룹 최승호 파트너는 2024년 출범한 우주항공청(KASA)을 민관협력 모범사례로 소개하며 “입법·금융·기술·국방을 아우르는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8일 한국외대 이유나 교수는 ‘정책 소통 톤·매너, 메시지 변화’를 주제로 “지난 정부는 압박·제재·통보 같은 일방향 소통이 주를 이뤄, 국민 신뢰를 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유나 교수는 “이제는 수용자 중심 지표를 도입해 정부 SNS와 현장 소통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KOBACO 박사는 “정책PR의 전문성을 높이려면 정책 과정과 내용에 대한 비판적 진단, 창조적 처방, 민주성 담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29일 한국위기커뮤니케이션연구소 유재웅 대표는 ‘재난·위기·갈등과 정책 소통, ESG’를 주제로 의정 갈등 사례와 2025년 대형 산불을 언급하며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본 인식 전환과 고위 정책결정권자 교육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윤용희 율촌 변호사는 그린워싱 리스크 규제 사례를, 전 이화여대 진용주 교수는 ESG 관점의 재난 위기 대응 전략과 일본 동일본 대지진 사례를 분석했다.
마지막 날인 30일, 서원대 김병희 교수는 ‘디지털 AI 환경에서의 정책 소통 전략’을 주제로 “AI 기반 감정 분석·맞춤형 메시지·AI 챗봇 활용 등을 통해 빠른 전달자 역할을 하고, PR은 지속 가능한 신뢰 설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권용규 상무는 배달앱 데이터를 활용한 MZ세대 소통 전략을 제시하며 “AI를 활용한 맞춤형 콘텐츠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5일간 이어진 세미나에는 관·산·학 PR 전문가 약 100여 명이 참석해 공공·민간·언론 파트너십, 신뢰받는 메시지 전략, 위기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AI 소통 전략 등을 놓고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한국PR협회 조영석 회장은 “국민은 정책의 수용자가 아니라 공동 설계자”라며, “정책은 PR에서 시작해 PR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도 한국PR협회는 정책 소통 주제의 공론의 장을 마련해 정부와 국민, 기업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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