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인 사이라도 폭력은 범죄”…최기상 의원, ‘교제폭력 방지법’ 발의
“법이 뒤따라가지 못한 사이, 누군가는 죽었습니다”
연인 간 감정적 갈등을 넘어 반복적인 폭력으로까지 이어지는 ‘교제폭력’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를 명확히 규율할 법적 장치가 마련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서울 금천구)은 19일, 교제폭력을 스토킹범죄의 한 유형으로 명시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른바 ‘교제폭력 방지법’이다.
최 의원은 “교제폭력의 심각성이 제기된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법적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다”며 “지금도 수많은 피해자가 일상 속 공포에 노출되고 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현행법상 교제폭력은 따로 규정된 조항이 없어, 가해자에 대한 수사는 대부분 단순 폭행·상해죄 등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감시, 협박, 통제행위를 지속하거나, 피해자가 이전에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가 종결된 뒤 살인 같은 중범죄로 비화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최 의원은 “가해자가 ‘사적인 관계’를 빌미로 법망을 피해가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연인 관계라는 이유로 피해자의 고통이 가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정안은 ‘교제관계’를 “연인 관계 등 친밀한 관계의 형성·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관계”로 정의하고, 교제 중이거나 과거 교제한 상대방에게 ▲폭행 ▲협박 ▲감시 ▲강요 등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주는 경우를 ‘교제폭력행위’로 규정했다.
또한 교제폭력행위를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행위의 한 유형으로 포함시켜, 접근금지 같은 긴급응급조치는 물론 잠정조치와 형사처벌 규정까지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했다.
강압적 통제행위에 대해서도 “상대방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심각한 영향을 주는 행위”로 정의하고 처벌 근거를 명확히 했다.
최 의원은 오는 24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교제폭력, 이제는 법이 막아야 한다’는 제목의 긴급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김대근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고, 국회입법조사처 허민숙 조사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정혜 부연구위원이 참여해 법적 정의 규정과 보호제도의 필요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 의원은 “가해자가 내뱉는 ‘사귀었잖아’라는 말 한마디에 피해자의 삶이 무너진다”며 “사법시스템이 더는 뒤따라가지 않도록, 교제폭력이라는 이름부터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장종태, 곽상언, 이수진, 남인순, 박은정, 이성윤, 임미애, 맹성규, 김남희, 백승아 의원 등 10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인 또는 전 연인 사이에서 발생한 강력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교제폭력에 대한 정의가 없어, 수사기관이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교제폭력은 단순한 갈등이 아닌 반복적 통제와 지배의 구조”라며 “이를 방치하면 결국 살인, 감금 등 중대범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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