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대표 김영섭)가 지난해 10월 58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불과 10개월 만에 노동자 6명이 잇따라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자회사 전출과 강제 발령, 과중한 업무에 따른 극심한 압박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구조조정이 만든 사회적 타살’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달 중순 KT 자회사(KT netcore)로 전출된 50대 노동자가 사망했다. 올해 들어서만 자회사 전출자 두 명이 세상을 떠났다. 같은 달 토탈영업TF 소속 직원도 심정지로 쓰러져 숨졌다. 구조조정 이후 자살·돌연사 등으로 확인된 죽음은 벌써 여섯 건에 이른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11월 명예퇴직자의 심장마비 사망 ▲올해 1월 토탈영업TF 소속 40대 직원의 자살 ▲5월 또다른 TF 직원 자살 ▲6월 자회사 전출자 자살 ▲8월 토탈TF 직원 심정지 사망 ▲8월 자회사 전출자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KT 내부에서는 “무리한 구조조정의 후폭풍”이라는 말이 나온다. 자회사들은 준비 부족과 재정난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고, 남은 직원들은 ‘토탈영업TF’ 등으로 강제 발령돼 과도한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구조조정의 피해가 남은 직원과 전출 직원 모두에게 치명적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노동자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니라 회사의 무책임한 경영과 강압적 구조조정이 낳은 사회적 참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섭 사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며, KT는 더 이상의 희생을 막을 근본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노동계는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현장의 괴롭힘과 차별적 발령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T는 올해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반복되는 죽음 앞에서 ‘비용 절감이 목숨보다 중하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대한전선-LS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1년 넘긴 수사와 재계 파장
LS전선 동해공장 전경 사진=LS전선 제공 대한전선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놓고 진행 중인 경찰 수사가 1년을 넘겼다. 비공개 영업비밀 침해 사건 특성상 혐의 입증이 까다로워 수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국내 해저케이블 산업 주도권과 재계 구도에 ...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