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최근 SNS에서 정확하지 않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면서 과도한 우려 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받은글)'로 포장된 가짜뉴스도 확산되다보니 곤혹스러울 정도다. 정보가 많다고 해서 불안과 공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무성해져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중국인 국내 입국을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50만원이 넘게 동의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정부의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어서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확진환자가 수도권 일대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는 사실 만으로도 초기 대응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국내 세번 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다 귀국했는데도 입국 당시 증상이 없었다는 이유로 검역과정을 그대로 통과했고, 잠복기가 2~14일이라고 알려졌는데도 서울 강남과 경기 일산 지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2차 감염을 우려를 낳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러한 대책에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확진자가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한 성형외과 대기실에서 20분 넘게 함께 있었던 남성이 있었지만, 보건 당국의 감시 대상에서는 빠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정부의 선제적 조치가 조금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발빠르게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증상으로 공항을 통과했던 분들에 대한 전수조사라든지, 증세가 확인된 분들의 격리 및 진료와 치료, 그리고 2차 감염을 최대한 막는 조치들을 빈틈 없이 취해 나가면서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 정부를 믿어 달라'는 말은 무책임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가 "청와대가 직접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와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던 일을 거론하고 나섰다. 야당 시절에는 청와대와 정부를 무섭게 비판하더니 지금 와서는 무책임하고 무사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는 메르스 사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알리는 영상과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데 기껏 불안해 하지 말라는 대통령의 당부가 허울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야권의 지적이다. 

 

불안을 느끼는 현상은 여러 곳이다. 중국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명동과 인사동은 썰렁해졌다. 직장인은 점심 약속도 명동에서는 잡지 않는다고 한다. 호텔과 식당 예약은 취소되고,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마스크가 동이 났다. 일자리를 찾는 조선족은 한동안 일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 도우미를 하던 조선족은 일시 해고까지 당한 상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차이나 포비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 출입금지'가 적힌 안내문에 식당 곳곳에 붙여져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지인 중국 우한지역 교민을 전세기를 동원해 귀국시키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처음에는 천안 지역을 거론하다 천안 시민의 반대에 부딪히자 진천과 아산으로 변경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자, 수용 예정지로 거론된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수용 장소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이런 모호한 답변은 또 다른 반대에 부딪힐 게 뻔하다. 님비현상까지 판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를 조기에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병원, 개개인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대응해야 가능하다. '우한 폐렴' 사태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도 안된다. 지금은 철저하게 대응 매뉴얼을 지켜 2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중국 우한에 머무는 국민들이 무사히 귀국해 일정기간 별도의 장소에서 진료 및 치료를 받는 것이 맞다.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고만 할 게 아니라, 혜안을 찾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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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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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칼럼]우한 폐렴(신종코로나), 지나칠 정도로 강하게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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