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매 당시 설명과 다른 ‘전액 손실’ 경고등…후순위 브릿지 구조·EOD 현실화에 책임 공방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하고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운용한 300억 원 규모 ‘블라인드 브릿지’ 개발 펀드가 사실상 전액 손실 위기에 놓였다.
핵심 편입 사업장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잇따라 발생하고, 일부 자산은 원금 전액 상각이 결정되면서 투자자 피해가 가시화됐다. 판매 과정에서의 설명 의무 이행 여부를 둘러싼 불완전판매 논란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지난해 12월 22일 투자자들에게 ‘한국투자개발브릿지블라인드일반사모투자신탁1호’의 공정가치 평가 결과를 통지하며 자산 상당 부분을 상각 처리했다. 이에 따라 펀드 기준가는 1059.78원에서 574.41원으로 45.8% 급락했다.
가장 큰 타격은 약 150억 원이 투입된 ‘울산 방어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이다. 해당 사업장은 지난해 2월 대주단 만기 연장 무산과 원리금 미지급으로 EOD가 발생했다. 이후 두 차례 공매가 모두 유찰되자, 운용사는 미수 이자와 원금을 100% 상각하며 회수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판단했다.
약 100억 원이 투자된 ‘부산 우동 주상복합 개발사업’은 행정 소송 끝에 2024년 법원의 사업계획 승인 불가가 확정되며 사업이 중단됐다. 선순위 대주단은 부실채권(NPL) 전문회사로의 채권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50억 원이 투입된 ‘서울 강동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역시 공사비 상승과 임대차 이슈로 이자 지급이 지연돼 EOD가 발생했다. 다만 운용사는 올해 3분기 착공을 목표로 정상화를 추진 중이며 토지 가치 등을 고려해 이번 상각 대상에서는 제외했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본 PF 이전 단계에서 토지 매입비·초기 사업비를 대는 브릿지론에 투자하는 구조다.
2022년 개발시장 호황기에 한국투자증권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판매를 확대했지만, 이후 고금리·공사비 급등·부동산 경기 위축이 겹치며 편입 사업장이 연쇄 부실화됐다. 업계에서는 후순위 브릿지론 특성상 선순위 채권자의 공매·강제매각이 진행될 경우 추가 손실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 펀드는 2022년 4월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했고, 당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다가 이후 한투리얼에셋운용으로 이관됐다. 총 300억 원 중 240억 원(80%)이 100인 이하(일반 투자자 49인 이하) 자금으로 조성됐고, 나머지 60억 원(20%)은 운용사가 직접 투자했다. 일반 투자자 1인당 투자금은 3억 원 이상이었다.
일부 투자자는 판매 당시 설명 의무 위반을 주장한다. 투자설명서에는 토지 확보 조건으로 '대상 부지 내 사유지 95% 이상 확보(또는 계약) 가능'이라고 기재돼 있었지만, 부산 우동 사업장은 투자 당시 토지 확보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시행사는 건축 심의 반려, 행정소송, 항소심 패소를 거쳐 사업 중단과 EOD에 이르렀다.
또 설명서에 제시된 예상 손실률을 넘어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쟁점이다.
한 투자자는 “설명서에는 펀드 50% 손실 시 투자자 손실률 최대 37.5% 로 명시됐는데, 현재는 모든 사업장이 EOD에 놓여 100% 손실 가능성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고난도·사모 대체투자 전반에 대해 판매 단계의 설명의무·적합성을 중점 점검하는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건이 후순위 브릿지 구조·전액 손실 가능성·일반 투자자 다수 참여라는 점에서 점검 기준에 부합한다고 본다. 논의가 운용 리스크를 넘어 판매 책임(증권)·그룹 차원의 내부통제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
이에 대한 본지의 질의에 한국투자증권측은 “개발사업 특성상 아직 손실률이 확정되지 않은 사업장이 있어 현재 자산 가치 기준으로 투자자 안내가 이뤄졌다”며 “모든 투자는 내부 가이드라인과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 민원이 접수되지 않아 정확한 답변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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