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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초3 일기장에 ‘죽음’…거창 사건, 무엇이 아이를 벼랑 끝으로 몰았나

  • 김세민 기자
  • 입력 2026.02.23 15:21
  • 댓글 33
  • 글자크기설정

  • 집단 따돌림 주장·학교 운영위 논란, 교육청 회의록 삭제 의혹
  • 아동학대 불송치 뒤 ‘양해’ 경찰 직접 방문…공권력 신뢰 시험대

 온라인 커뮤니티 올라온 한 초등학생 아버지의 글이 수천 건의 추천과 댓글을 받으며 확산되고 있다.

 

국민동의청원으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학교폭력 논란을 넘어, 학교·교육청·경찰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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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보자는 “아이의 일기장에 ‘죽고 싶다’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했고, 정신과 진단서까지 제출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학폭·아동학대·학교 부당조치 의혹이 최소 6개월 이상 이어졌고, 교육청 조사와 경찰 대응 논란까지 포함하면 1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가족이 소진됐다”고 주장했다. 

 

그 긴 시간 동안 심각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졌는데도, 피해 아동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작동했는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해당 사안은 경남 거창의 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 사건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아이는 부산에서 전학 온 뒤 학급 연극 주인공을 맡을 정도로 적극적인 성향이었으나, 이후 일부 학생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책상에 욕설이 적히고 도서카드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으며, 결국 B양은 우울증과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현재는 다른 학교로 전학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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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쓴 메모=제보자 제공

 

갈등은 교실을 넘어 학부모 간 충돌로 확대됐다. 

 

A씨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는 개별적으로 사과했지만, 이후 열린 전체 학부모 회의에서 입장을 번복하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 한다. 

 

전학과 소송 포기를 요구하는 조건이 전달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사자 간 입장이 엇갈릴 수 있어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이와 가족이 지역을 떠난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사건은 ‘갈등’ 수준을 넘어 ‘구조’ 의혹으로 번졌다. 

 

제보자는 갈등 당사자 중 한 명이 당시 학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운영위원장은 학교 운영 전반을 심의·자문하는 기구의 핵심 구성원이다. 

 

갈등 당사자가 동시에 운영 구조의 중심에 있었다면 이해충돌 가능성 여부 자체가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더구나 학부모 회의 이후 해당 학교 교감이 다른 학교로 전보됐다는 사실도 알려지며, 인사 배경을 둘러싼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건은 교육청 조사로 이어졌지만, 조사 과정에서도 중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A씨는 학교폭력 관련 회의에서 아이가 울며 진술한 일부 내용이 교육청 회의록에서 빠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와 관련해 법원이 관련 자료에 대해 증거보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삭제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회의록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는 조사 신뢰성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다. 

 

반대로 삭제가 없었다면, 법원이 왜 증거보전을 결정했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기록이 흔들리면 절차가 흔들리고, 절차가 흔들리면 피해 아동 보호는 공중으로 사라진다.


수사 단계에서도 의문은 더 커졌다. A씨는 2025년 7월 관련 학부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6개월 뒤 경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통보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아동학대 사건을 원칙적으로 검찰에 송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해석이다.

 

 불송치가 가능하더라도 그 판단 근거와 절차는 명확해야 한다. 더구나 A씨는 불송치 사유서를 정보공개청구했으나 “해당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통지서는 발송됐는데 사유서가 없다면 기록 관리와 절차 준수에 대한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논란을 키운 대목은 그 이후다. A씨는 불송치 결정에 항의한 뒤 경찰이 직접 자택을 방문해 “양해를 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수사 결과 설명은 서면 통지나 전화, 출석 요구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미 불송치 통지를 한 사건에서 경찰이 자택 방문이 이뤄졌다면 그 경위와 목적은 분명히 설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법한 판단이었다면 법적 근거를 설명하면 될 일이다. 반대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면 공식적인 정정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양해’라는 표현이 등장한 순간, 이 사건은 단순한 설명을 넘어선다.

 

 그러나 경남경찰청은 이번 사안이 보호자가 아닌 제3자에 의한 행위로 판단돼 의무 송치 대상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는 송치가 원칙이지만, 이번 사건은 보호자에 의한 학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는지는 재수사를 통해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쟁점은 두 가지다. 법 적용 판단이 타당했는지, 그리고 초기 수사가 충분했는지다.


재수사 결과에 따라 절차의 적정성 여부도 함께 가려질 전망이다.


현재 사건은 경남경찰청에서 다시 수사 중이다. 재수사 결과에 따라 절차의 적법성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A씨는 가해 의혹 학부모 중 한 명이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상선 대기업 집안과 연관이 있다며 기관 대응이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객관적 증거가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의심이 공론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관 신뢰를 갉아먹는다. 


학교는 갈등이라 했고, 교육청은 절차라 했으며, 경찰은 판단이라 했다. 그러나 그 모든 설명 사이에서 초등학교 3학년의 일기장에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남았다. 법은 존재한다. 제도도 있다. 그런데 아이는 보호받지 못했고 가족은 1년 넘게 싸웠다고 말한다.


만약 제보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의 중립성·교육청 감독 기능·경찰 수사 절차의 적법성이 동시에 흔들린 심각한 사회 문제다. 반대로 일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 그 역시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진실 규명만이 피해 아동과 지역 사회를 동시에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본지는 학교, 교육청, 경찰 등 관련 기관에 공식 질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회의록 관리 및 증거보전 결정 경위, 운영위원장 이해충돌 가능성, 교감 전보 배경, 불송치 결정 및 자택 방문 경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답변을 확인해 후속 기사로 이어갈 예정이다. 남은 질문은 단 하나다. 그 법과 제도가 과연 이 아이를 지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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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33

  • 서우택2026-02-24 22:35:44

    저도 딸을 가진 같은 입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입니다. 모든 절차를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얼마나 무력감을 느끼고 계실지요. 힘있는 자는 이 사건을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겠지만, 피해를 입은 아이는 평생을 힘든 기억을 안고 살것입니다. 조속히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 이강현2026-02-24 16:03:33

    어린아이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상상조차 안됩니다
    반드시 진실을 파헤치고 피해자와 그 가족이 억울한 부분이 없도록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길 바랍니다

  • 강무상2026-02-24 15:33:04

    유투브 , SNS로 널리널리 퍼트려야함
    가해자들 추후에 대학도 못가게 확실하게 낙인시켜야함
    저 나이때 저러면 더 악질새끼들임

    기자님 후속기사 더 써주세요

  • 강지연2026-02-24 15:00:05

    초등학교 3학년.. 아직 어린 아이인데ㅠ
    아이와 가족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했다는 사실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낌니다.
    관련 기관은 책임 있는 자세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고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와 가족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정수아2026-02-24 13:31:45

    아이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 그리고 옆에서 그 모습을 보는 부모 마음이 얼마나 무너졌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네요.. 무엇보다 아이들을 지켜줘야 할 제도적 울타리가 온전하지 않은 것 같아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로서 두려운 마음이 들어요. 어떠한 힘의 논리나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고 이 사건이 조속히 바로 잡히고, 아이와 가족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 차재영2026-02-24 12:50:34

    피가 거꾸로 솟네요. 자식을 둔 부모라면 모두 저와 같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이를 비롯한 가족의 아픔이 치유받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이를 의해서는 이 사건이 더 공론화되어 제대로 된 재수사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모든 일이 사필귀정이 될 것이고 또한 그렇게 되리라 기원합니다.

  • 이지은2026-02-24 10:30:45

    상상조차 할수가 없는 일입니다....상처입었을 피해학생의 마음을 생각 하니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제대로 조사하여 동일한 사건이 발생 되지 않기를 바라며, 가해학생은 진심 어린 반성으로 피해학생과 가족들에 사과하기를 바랍니다.

  • 최석규2026-02-24 10:22:42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너무 속상합니다.

    아이가 얼마나 큰 용기를 내서 학폭회의 진술을 했는데, 회의록에 내용이 누락된다는 게 이해가지 않고 너무 화가 납니다.
    우울증 진단과 아이 일기장만 봐도 상식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알겠는데, 피해자 입장에 뭘 더 어떻게 소명하고 증빙해야 되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습니다.

    아이와 부모가 받은 고통을 하루빨리 치유할 수 있게, 조속히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안준호2026-02-24 10:07:48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이가 제일 힘들겠지만,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일기장에서 '죽음'이라는 단어를 본 부모님도 많이 힘드실 거 같네요.
    더군다나 갈등 당사자 부모의 뻔뻔한 모습과 그에 대한 학교와 경찰의 처분도 아이와 아이의 부모를 더 힘들게 만드네요.
    이번 일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아이와 아이의 부모님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남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방치하는 일이 될 겁니다.
    이번 일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 박소연2026-02-24 09:09:47

    속상하고 화나네요
    애한테 뭐라 설명해줘야할까요, 또다시 아이에게 상처를 남기지맙시다. 관련기관은 절차대로 공정하게 수사하기 바랍니다 후속기사 기다리겠습니다

    아이와 가족분들 힘든시간이겠지만 이겨내주시기 바랍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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