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이 추진 중인 1100억원 규모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을 둘러싸고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SK AX가 선정됐지만, 입찰 과정이 공정했는지를 두고 업계의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이 한국포스증권과 합병한 뒤 별도로 운영되던 전산 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한 대형 사업이다. 계정계 7개, 데이터허브 2개, 디지털허브 3개 등 총 24개 과제로 구성됐다. 업계에서는 최소 1500억원 안팎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제안 예산은 1100억원에 그쳤다.
특히 통상 발주처는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사업 예산을 공개하지 않지만, 우리투자증권은 이번에 예외적으로 예산을 사전에 밝히며 논란을 키웠다. 이로 인해 유력 참여업체로 꼽히던 LG CNS가 “수익성이 없다”며 입찰을 포기했고, 결국 SK AX와 코스콤만 참여하는 사실상 2파전 구도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유효경쟁’처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 업체가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시스템 개발에서는 예산 효율화와 일정단축을 위해 하나증권의 기존 시스템 일부를 구매하기로 해 예산 관련 리스크는 일부 해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2개사 제안, 즉 '유효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LG CNS라는 선택지가 사라져, 특정업체의 주도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상황이었다”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애초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예산 탓에 향후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시스템 축소가 불가피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다.
업계 한 인사는 “예산에 맞추기 위해 사업 범위를 줄인다면 공정성 논란뿐 아니라 품질 저하라는 이중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EST 뉴스
-
[단독] 포스코이앤씨 폭행 사망 사건 재조명… “도덕성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지난 2022년 12월 포스코이앤씨의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폭행 사망 사건이 재조명되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잇따른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5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조용히 묻혔던 ‘감리단 공무팀장 폭행치사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닌 예고된 비극이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단독] ‘표절 혐의’ 더본코리아, 경찰 고발당했다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결국 경찰에 고발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표절 혐의를 받으면서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연합뉴스 고발인 측에 따르면, 고발인은 지난달 31일 서울시경찰청 강남경찰서 수사1과에 ‘더본코리아의 지방자치단체 용역보고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