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 본사를 둔 동물용 의약품 개발사 휴벳과 이 회사가 운영·연계한 동물병원 및 보호소들이 연달아 동물 학대·관리 부실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정읍 보호소 유기견 안락사 후 카데바(해부 실습용 사체) 사용, 군산 보호센터의 실험 비글 위탁 관리, 돼지 사체 급여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한 기업과 그와 얽힌 보호소·병원을 둘러싼 동물 관리 체계 전반이 총체적으로 무너져 있다는 지적이다.
휴벳은 단순 동물병원이 아니라, 반려동물과 축산·실험동물까지 아우르는 동물용 의약품 및 백신을 연구·개발·생산하는 전문 기업이다. 신약 개발과정에서 실험동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엄격한 격리와 윤리적 관리가 필수적이지만, 이번 사태는 바로 이 실험동물 관리 과정의 부실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휴벳은 지난해 8월 정읍시 보호소를 통해 다리 부상 등으로 구조된 유기견 3마리를 인도받아 치료와 입양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이 중 2마리를 안락사 시킨 뒤 해부 실습용 사체로 활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나머지 1마리만 휴벳 계열 병원 관계자가 입양했다. 해당 사안은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의 고발로 경찰 수사에 들어갔다.
이어 전북 군산시의 한 보호센터에서는 지난 2022년 6월, 휴벳이 소유한 실험 비글 10여 마리를 한 달가량 위탁 관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보호센터 관계자는 “연계된 동물병원 측에서 공사 기간 동안 맡아달라고 해서 거절하지 못하고 별도 공간에 뒀다”고 증언했다. 당시 개들은 설사와 영양실조 등 건강 상태가 심각히 악화된 모습이었다. 이 보호센터는 최근에도 유기견에게 실험에 쓰인 돼지 사체를 먹인 혐의로 고발돼 수사 대상이 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휴벳이 실험 비글을 대학 연구실에 수년간 맡겼다가, 이후 자체 동물병원 건물에 견사를 짓는 과정에서 보호소에 무단 반입·반출했다”며 “실험동물은 격리·사육 규정에 따라 관리돼야 함에도 유기동물 시설과 뒤섞어 관리한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에는 여러 지자체가 얽혀 있다. 정읍시와 군산시는 각각 해당 보호소 인허가·관리 감독 주체였으며, 휴벳 본사가 위치한 익산시는 동물용 의약품 개발사의 관리·감독 책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세 지역 모두 동물보호법·실험동물 관리 규정 위반 의혹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전북도와 익산경찰서는 사건의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 동시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비글구조네트워크는 9일 휴벳과 보호센터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갈비뼈가 드러나고 혈변으로 바닥이 피로 물든 비글들을 직접 목격했다”며 “이제는 기업·보호소·병원·지자체까지 연결된 동물 관리 부실 네트워크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의 일탈을 넘어, 실험동물과 유기동물 관리의 경계가 무너지고 행정기관의 감독마저 무력화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BEST 뉴스
-
[단독] 강남 'ㄸ 치과'… 갑질 논란 이어 이번엔 수면마취 사망까지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대형 임플란트 전문 치과에서 수면마취 시술을 받던 70대 여성이 끝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치과 건물(사진출처=구글 갈무리) 최근 일부 치과의 무분별한 수면마취 실태를 연속 보도해 온 MBN 취재로 드러난 이번 사건... -
“신혼집, 가전이 없어 입주도 못 했다”…LG전자 전산오류에 소비자 피해
LG전자의 전산 시스템 오류로 가전제품 배송과 점검 서비스가 수일째 차질을 빚으면서, 신혼부부와 이사 고객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피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단순한 배송 지연을 넘어 입주 일정 ... -
포스코이앤씨…브라질에서 , 1,740억 채무 “먹튀·야반도주“ 파문
포스코이앤씨(구 포스코엔지니어링)가 브라질 대형 제철소 건설 사업을 마친 뒤 약 1,740억 원에 달하는 미지급 채무를 남긴 채 현지 법인을 사실상 철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출처=포스코 이앤씨 누리집 채무의 80% 이상이 임금·퇴직금·사회보... -
재고를 신상품으로 둔갑… ‘K-명품’ 이라는 우영미, ”택갈이 보다 심하다“
우영미(WOOYOUNGMI)를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디자인 변경' 수준을 넘어 소비자 기만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핵심은 같은 해 상·하반기 상품으로 판매된 두 후드 티셔츠다. 우영미는 지난해 하반기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정가 52만 원)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이 같은 해 상반기 출시된 '블랙 ... -
60억 원 배임·횡령’ 박현종 전 bhc 회장, 공판 앞두고 ‘전관 초호화 변호인단’ 논란
60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현종 전 bhc 회장이 다음 달 4일 첫 공판을 앞둔 가운데, 전직 특검보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한 이른바 ‘초호화 전관 변호인단’을 꾸린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현종 전 bhc 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 -
‘선분양 제한’ 논의에 GS건설 긴장… 재무 부담 우려
GS건설 주거 브랜드 '자이' [GS건설 제공/연합뉴스] 정부가 건설사 영업정지 처분과 연동되는 선분양 제한 규제를 실제로 적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GS건설이 대형 건설사 가운데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조물 붕괴와 현장 사망 사고 등 안전 논란이 반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