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건비 줄이려다 빚만 남긴 자영업자들, 테이블오더 ‘서비스 계약’의 덫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자영업자 폐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매출 감소와 인건비 부담을 버티지 못해 가게 문을 닫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폐업 이후에야 드러나는 각종 계약 비용과 위약금이 자영업자들을 또 한 번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인건비 절감을 기대하며 도입한 테이블오더·QR오더 시스템이 폐업 순간 고정비 족쇄로 되돌아왔다는 호소가 잇따른다.
그 중심에는 국내 테이블오더 시장에서 점유율 약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티오더가 있다.
2019년 전후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 티오더는 빠른 확산 속에 사실상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현장에서는 장기 약정과 중도해지 위약금을 둘러싼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혼란을 겪는 지점은 계약의 성격이다. 외형상 태블릿을 설치하는 렌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플랫폼·서버·관리 제공을 핵심으로 하는 ‘서비스 이용 계약’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 구조에서는 기기를 반납해도 계약은 종료되지 않고, 폐업 시에도 잔여 기간 이용료가 그대로 청구될 수 있다. 매출은 0원이 됐는데 고정비는 계약 만료일까지 살아남는 셈이다.
영업 과정에서 강조되는 것은 설치비 면제, 월 이용료 할인, 주문 효율 개선이다.
그러나 약정 기간과 해지 조항은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불황 국면에서 폐업은 더 이상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계약은 폐업을 곧바로 위약금 사유로만 취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청구서를 받아 들었다는 사례가 커뮤니티를 통해 반복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가게를 접었는데 기계는 반납했어도 돈은 남았다”, “무상 설치라더니 계약서를 보니 36개월 약정이었다”, “렌탈인 줄 알았는데 서비스 계약이라 해지해도 비용을 내야 한다더라”, “인건비를 줄이려다 월 고정비만 늘었다”는 글들이 이어진다.
안정성과 사용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존재하지만, 장기 약정과 중도해지 비용, 총비용(TCO)에 대한 고지가 충분했는지를 두고는 비판이 반복된다. ‘서비스 계약’이라는 논리로 기기 반납과 비용 부담을 분리하는 구조 역시 논란의 핵심이다.
문제는 티오더만의 사례가 아니다. KT 하이오더, 오더탭 등 주요 테이블오더 서비스 전반에서도 유사한 쟁점이 제기된다.
통신 결합형 상품은 요금 구조가 비교적 명확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단말기와 서비스가 묶인 계약에서 해지 조건을 놓치면 폐업 시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뒤따른다. POS 연동형 서비스 역시 초기 비용을 낮추는 대신 장기 고정비가 커지는 구조라는 후기가 공유된다.
인건비 절감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상권에 따라 체감 효과는 크게 엇갈린다. 고령층이나 가족 단위 고객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직원이 주문을 도와주는 상황이 반복돼 인건비가 줄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월 고정비만 늘었다는 토로가 나온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상권 특성과 영업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확산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쟁점은 단순하다. ‘무상 설치’와 ‘할인 혜택’을 홍보하면서 중도해지 시 총비용을 동등하게 고지했는가. 기기를 반납해도 비용을 청구하는 구조가 과연 공정한가. 표준약관과 위약금 상한선은 왜 없는가.
테이블오더는 선택지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계약 구조는 폐업 리스크를 전적으로 점주에게 전가한다. 특히 시장 1위인 티오더는 확산의 최대 수혜자인 동시에, 관행 개선의 책임을 가장 크게 지는 위치에 있다.
약관 공개 의무화, 총비용(TCO) 명시, 폐업 시 합리적 감면, 위약금 상한선 마련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는 테이블오더의 진보는 혁신이 아니라 또 하나의 비용 함정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본지는 티오더 측에 이같은 논란에 대해 수차례 질문을 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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