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으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과거에는 옌지(延吉)로 들어가 5시간쯤 차를 타고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를 거쳐서 장백폭포 방향으로 가서 여행하는 북파노선이 유일한 노선이었다.
지금은 통화에서 송강하를 경유해 가는 서파는 물론이고 창바이셴(長白縣)을 통해 가는 동파 등 다양한 여행길이 있다. 또 산문 근처에 비행장이 개통했다.
백두산의 해발은 2744m이다. 산 위에는 사시사철 눈이 쌓여 있고 많은 암석들이 흰색을 띠고 있으므로 백두산이라 했다.
중국에서는 창바이산(長白山)으로 부른다. 백두산은 송화강, 두만강, 압록강의 3대 강물의 발원지다. 서쪽, 북쪽, 남쪽은 물론이고 북한 삼지영쪽인 동으로 난 물길도 있으니 온 생명의 발원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필자는 다섯차례 백두산을 찾았다. 전부 여름이었다. 초여름 독립운동가를 취재하는 길에 천지에 닿았을 때는 6월 말임에도 천지는 얼어있어 신비한 느낌을 주었다.
어떤 때는 필자의 마음이 잘못됐는지 천지는 온통 안개로 덮여 있어 물의 흔적조차 보여주지 않은 때도 있었다. 사실 백두산 영봉이 둘러싼 천지를 보기 전에 막연히 하는 ‘민족의 영산’이라는 말을 실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곳을 보는 순간 우리 민족의 시원이 이곳에서 나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천지의 입구인 바이허는 백두산 입구 마을이다. 백두산으로 가는 첫걸음은 먼저 바이허로 들어오는 일부터 시작된다. 바이허는 얼도우바이허와 붙어 있다.
바이허에서 백두산 첫 관문인 산문 매표소까지는 자동차로 약 40분 걸린다. 산문 안은 이제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여행지다. 산 안에서는 환경차만이 이동하게 해서 산문에서 내부 환경차를 따라 잡아야 한다.
내부로 들어가면 우선 천지(天池)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다. 지금 천지를 보는 노선은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많이 다르다. 우선 이전부터 지프로 올라보는 톈원펑(天文峰)이 대표할 만한 곳이다.
우리 민족의 정신이 발원한 곳인 천지는 하늘과 물이 연결되고 파란 수면에 흰 구름이 떠돌아 경치가 수려하다. 하지만 평상시에 구름이 많이 끼고 폭우와 우박이 자주 내려 쉽게 이런 정경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코스의 최대 약점은 평상시 천지를 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 상당수의 사람들이 천지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워낙 날씨가 춥고, 지프의 대기 시간이 있어서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다음은 창바이 폭포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올라가 달문(達門)에서 천지를 보는 방법이 있다.
천지의 전경을 볼 수 없지만 천지를 보고 물을 만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송강하를 지나서 시작되는 서파로 갈 경우 칭스펑(靑石峯)에서 천지를 볼 수 있고, 능성을 따라 달문으로 가는 트레킹 노선도 많이 개발되어 있다.
비룡폭포(飛龍瀑布)는 천지의 물이 달문으로 흘러나와 이른 아름답고 장엄한 폭포다. 중국에서는 창바이푸프(長白瀑布)라 불리는 비룡폭포는 쑹화지앙(松花江)의 근원이 되는 곳이다.
비룡폭포 아래에는 백두산온천은 수온이 82℃까지 치솟는다. 온천 아래에 있는 여행지구 아래쪽에는 소천지가 있다. 천지처럼 크지는 않지만 신령한 기운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소천지에서 산문으로 향하는 길에는 위앤스선린(原始森林)이 있다. 이곳은 백두산 삼림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곳이자 삼림욕의 장소인데 놓치는 이들이 많다.
40분 정도 나무로 만든 숲길을 따라가면 광활한 삼림 지구가 나타난다. 삼림욕이라 생각하고 걸으면 더 없이 아늑한 코스다.
백두산은 사방이 빽빽한 삼림으로 둘러싸여 있고 고목들이 하늘을 찌르고, 구름을 덮고 태양을 막았다 하며 ‘백두산 린하이’(長白山林海)라 부르게 되었다. 사실 일반 여행자들은 시간 때문에 이곳을 여행하는 이들이 많지 않은데 유감스러운 일이다.
글 사진= 조창완 여행 작가/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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