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탕산(雁蕩山)은 중국 전역을 여행하고 그 기록을 남긴 서하객이 최고로 꼽은 산이다. 옌탕산이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명산은 맞지만 서하객은 왜 중국 최고의 명산으로 옌탕산을 꼽았을까?
여행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는 추억이 결부되기 마련인데, 그런 의미에서 서하객은 옌탕산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한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옌탕산으로 가는 길은 남쪽인 원저우에서 가든, 북쪽인 닝보 방향에서 가든 바닷가 길을 따라간다. 주봉(해발 1000m)인 옌후강(雁湖崗) 위에 호수가 있는데 이곳에 갈대가 많이 자라 흡사 광활한 평원과 같고, 가을에는 기러기들이 이곳에 머물기 때문에 옌탕(雁蕩)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인에게 가장 인상적인 곳을 꼽으라면 황산보다 이곳을 꼽는 이가 많을 만큼 이름이 높다. 옌탕산은 아직까지 인간의 손길이 덜 미친 자연이 빚어낸 것들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
따롱치우(大龍湫)폭포, 링옌(靈岩) 페이두(飛渡), 링펑(靈峰) 야경은 옌탕산의 3대 절경으로 옌탕산을 찾는 이라면 누구나 들르는 곳이다. 옌탕산 여행의 가장 좋은 시기는 비가 많은 계절인 5~6월 혹은 8~9월이다. 단, 웬저우는 이 시기 자주 태풍이 있다. 비 온 후 맑게 갠 날을 선택하여 여행을 하면 옌탕의 3대 절경을 더욱 잘 감상할 수 있다.
링펑(靈峰 영봉)은 암석이 보여주는 기이한 봉우리와 동굴을 중심으로 보는 것이 좋다. 중국 유일의 밤에 보는 산 경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선 주차장을 출발해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 호젓한 여행길이 나온다. 왼쪽으로는 맑은 물이 흘러서 산에 온 느낌을 더한다. 앞으로는 울울한 바위로 된 병풍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15분쯤 가면 맑은 못 위에 아름다운 아치형 다리가 펼쳐진 궈허싼징(果盒三景)이 있다. 다리를 건너면 사원이자 링펑의 중심인 합장봉(合掌峰)이 있다.
어두워지면 합장봉 아래에서 사람들은 하늘을 보면서 여러 가지 문양을 즐긴다. 밑에서 하늘을 보면 바위의 문양이 만드는 형상들이 있는데 그것을 보고,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즐기는 것이다.
이것이 링펑 야경인데, 중국의 산 가운데서 밤에 산 그림자로 만든 유일한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링펑 야경은 여행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풍경이다.
링옌(靈岩 영암)은 9㎢ 지역으로 여행지 중에서 면적이 가장 작지만 볼거리가 많은 여행지이다. 16개의 봉, 12개의 동굴, 22개의 암석, 5개의 산봉우리, 3개의 문, 3개의 골짜기 등의 볼거리가 있다.
,링옌의 중심은 입구에 있는 링옌스다. 아담한 사찰인 링옌스는 우리나라 부안 내소사를 닮은 모양으로 뒤에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 있는 사찰이다.
앞에는 난톈먼(南天門)으로 불리는 봉우리가 있다. 흥미로운 곳은 이곳에서 하루에 두 차례씩 시연되는 공연이다. 수백 미터 높이의 이 봉우리에서 한 사람이 밧줄에 의지해 내려오면서 바위 중간에 있는 약초를 채집하는 장면과 200m 거리인 두 봉우리 사이에 걸린 외줄을 타고 이동하는 장면을 시연한다.
여행자들은 아래에서 하늘 높이 펼처진 장면을 구경할 수 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 공연의 가장 좋은 자리는 링옌스 옆 찻집들인데 차를 마시면서 공연을 본다.
링옌스를 벗어나 조금 더 산길을 걸으면 샤오롱치우가 있다. 샤오롱치우는 따롱치우에 버금가는 폭포로 200m 낙차가 인상적이다. 샤오롱치우로 가는 길 오른쪽에는 엘리베이터로 정상부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엘리베이터로 200m를 올라가면 정상부에 닿는다. 조금 걸으면 왼쪽으로 샤오롱치우도 볼 수 있고, 샤오롱치우로 물이 가는 작은 못이 있다.
따롱치우(大龍湫 대용추)는 옌탕산 중서부에 위치하며, 예로부터 ‘시네이구’(西內谷)라고 불렸다. 16개의 봉, 5개의 암석, 3개의 동굴, 4개의 봉우리, 5개의 폭포 등 모두 71개의 풍경이 있다.
이곳은 물의 경치를 주로 하고, 그중에서도 따롱치우 폭포는 ‘산중 제일의 기관(奇觀)’이다. 가는 길에는 많은 묵객들이 써 놓은 글들을 볼 수 있다.
바윗길을 지나면 웅장한 기상의 따롱치우 폭포가 나타난다. 폭포를 제대로 보려면 비가 풍성한 계절이어야 하는데, 비가 온 후엔 200m 낙차의 따롱치우 폭포는 마치 거대한 용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보인다.
글/사진= 조창완 여행 작가,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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