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문을 중계하던 MBC 뉴스특보의 자막이 누리꾼 사이에 화제다.
MBC는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대국민 담화 영상을 송출하면서 화면 하단에 한줄 요약 자막을 올렸는데 누리꾼들은 그 자막의 의미가 보는 이에 따라 상반된 뜻을 지닌다고 주장했다.
누리꾼이 포착한 자막은 윤 대통령 담화문중 마지막 문장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라고 말한 부분을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싸울 것'으로 편집한 것이다.
원래 해당 문장이 포함된 전체 문단은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번 계엄으로 놀라고 불안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에 대한 저의 뜨거운 충정만큼은 믿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로 맺어진다.
문제는 해당 자막이 특정 단어로 대체하거나 왜곡한 것이 아니고 단지 '함께'라는 단어를 뺐을 뿐인데 읽는 사람이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라는 의미도 되지만 '국민과 (대항해) 싸울 것'이라는 중의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TV 화면 크기의 한계로 자막의 길이를 줄이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지만 신문 제목처럼 중의적인 의미를 담는 경우는 좀처럼 드물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함께'라는 단어를 뺀 것이 'MBC의 패기'라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MBC의 패기' '함께를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 '이 **같은 담화를 (제대로) 요약한 한 줄 아니냐' 등의 다양한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또다른 게시글에는 'MBC에 질 수 없다는 연합뉴스'라는 제목으로 연합뉴스TV가 편집한 윤 대통령 담화문 자막을 캡처한 영상화면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TV는 윤 대통령이 담화문을 발표하는 화면 하단에 "이 나라 완전히 부술 것"이라는 자막을 올렸는데 원문은 '위헌적인 법률, 셀프 면죄부 법률, 경제 폭망 법률들이 국회를 무차별 통과해서 이 나라를 완전히 부술 것입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누리꾼들은 연합뉴스TV 자막에 대해 '주어가 생략됐지만 맞는 말이다.' '尹의 속내를 드러냈다.' '멋지다 연합뉴스TV' 등의 의견을 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호준 위메이크뉴스 문화칼럼니스트는 "엄중한 시국에 국민 기대를 저버린 대통령 담화문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이 분노하는 가운데 MZ세대가 이를 희화화하면서 '밈'처럼 풀어내는 현상은 춥고 지치기 쉬운 탄핵 집회에서 선결제, 야광 응원봉과 개사 가요 등을 동원해 축제처럼 즐기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