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심해 유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2차 탐사를 준비하면서 보상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차 탐사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구룡포 어민들의 보상 요구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석유공사가 2차 시추를 강행하려 하자 어민들이 해상 저지 투쟁까지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석유공사는 내달 마감되는 국제 입찰을 통해 2차 탐사에 참여할 해외 협력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기업 4~5곳이 관심을 보이며, 지난 1차 탐사 데이터를 열람·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자원개발 사업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차 탐사가 진행됐다.
당시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오자, 석유공사는 탐사 대상을 다른 구조로 옮겨 2차 작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어민 피해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구룡포 어민들은 “홍게잡이 조업을 수개월 중단했고, 어망 파손 등으로 수십억 원대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용역조사 후 보상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면서 정작 용역 발주조차 미루고 있다.
지난 2월 시추 종료 직후 석유공사가 “곧 협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협의 테이블은 열리지 않았다. 어민들이 최소한의 어구 이전비용 등 ‘사전 보상’이라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됐다.
이경태 홍게잡이 선주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을 포장하려고 무리하게 시추를 밀어붙이고, 정작 뒤처리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성호 구룡포수협 조합장도 “과거에는 하도급업체가 어망 훼손 피해에만 7500만원 넘게 보상한 적도 있다”며 “어선당 2000만원 사전 보상이 과하다는 말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김진만 구룡포연안홍게선주협회 회장은 “시추 진동과 소음이 반경 20㎞ 이상 퍼진다는 해외 논문도 있다”며 “보상 없는 시추가 또 강행된다면 이번에는 해상에서 물리적으로라도 막아내겠다”고 경고했다.
석유공사와 포항시가 공동으로 설치한 ‘한국석유공사-포항 상호발전협력센터’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포항시 관계자는 “원인 제공자인 석유공사가 나서서 보상 논의와 설명회를 열어야 하지만, 손 놓고 있다”며 “센터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기관장 교체 없이 전 정부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속도전 위주로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갈등 해소보다 탐사 진행을 우선시하는 방식이 오히려 저항을 키울 수 있다”며, 2차 탐사 전 △즉각적인 피해 조사 착수 △어민 참여형 보상 산정 △최소한의 사전 보상 지급 △협력센터 정상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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