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경제는 여러 위기와 변화 속에서 많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영업 제한과 소비심리 위축은 모든 소상공인들을 힘들게 만들었고, 경기하락에 따라 지역경제에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소상공인들을 위해 진행하는 '희망리턴재기지원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생계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긴급 처방이자, 소상공인들이 ‘새로운 출발’을 시도할 수 있는 희망의 불씨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 정책의 실효성과 한계를 냉철하게 분석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행정책이 충분한 도움을 주었는지, 아니면 형식적 지원에 그치고 있지는 않은지, 지원의 질과 지속 가능성 문제는 없는지,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희망리턴재기지원사업이 정부가 내놓은 상당히 적극적인 지원책임은 부인할 수 없다. 현장에서 일부 지원사례가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매장 재개발, 온라인 판매 전환, 신규 비즈니스모델 창출 등, 여러 소상공인정책의 도움으로 아픔들 딛고 다시 일어나려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와같은 경우는 정부가 제공하는 금융지원과 경영컨설팅, 그리고 멘토링이 일정부분 ‘재도약의 발판’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사업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채널 개설과 마케팅을 통해 매출의 신규 돌파구를 찾거나, 시장 리모델링으로 고객 재유치에 성공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확실히 정책이 갖는 잠재력과 의미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거나, 또는 기대보다 더디거나, 미흡한 점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정책적 지원이 현장에서 기대만큼 강하게 와 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많은 소상공인들은 선정 기준을 총족시키기 어려워하거나, 신청 절차의 복잡성에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사례가 많다. 대부분 어렵고 복잡한 서류, 엄격한 기준, '얼마나 빠르게 지원 받을 수 있는가'라는 시간적 압박으로 인해, 도움을 기다리기보다 '약속된 도움을 기다리기 어렵다'고 포기 또는 무관심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또한, 지원이 일회성 또는 단기적 도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지원이 끝난 후 생존과 성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일부는 예산 집행 과정에서 제약이 있거나, 정책 담당자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지 않아서 ‘지원 이후에 어떻게 지속 성장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해소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현장에서 일하는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원이 급한 위기 때 소상공인들에게 잠시 꺼내는 구호처럼 느껴지고, 실질적으로 장기간의 생존 전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원 이후 실질적인 성과보다 형식적 성과에 더 치우친 것 아니냐는 비판과 맞물린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정책 설계와 지원 방식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지원 대상 선정과 절차를 좀 더 유연하고 간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쉽게 신청하고, 빠르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신청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지역별, 업종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도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더불어, 지원이 끝난 후에는 ‘지속적 멘토링’과 ‘장기적 성장 컨설팅’을 연결하는 연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또한, 금융·경영컨설팅, 기술 지원, 마케팅 전략 등 정책 지원의 ‘질을 높여야 한다. 단기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들이 시장에서 신속하게 복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현장 목소리와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는 ‘민관 협력 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 지원 정책이 현장 실태와 얼마나 맞물려 있는지, 실제 소상공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장 맞춤형 지원’이 실현되고, 정책 신뢰도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희망리턴재기지원사업'은 일시적 구호가 아니라, 정말 소상공인들이 다시 일어서고, 지속적인 성장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장기 지원 정책'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책의 핵심은 '빠른 지원'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성장'의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정책 설계자와 현장 기관, 그리고 지원받는 소상공인 모두의 협력과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한계를 냉정하게 분석하여, 보다 실효성 있고, 현장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희망리턴' 그 이름처럼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는 작은 시작,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이 정책에서 기대하는 가장 큰 목표일 것이다.
약력
- 공공정책 연구 경력 21년
- 정책분석평가사 1급, 소상공인지도사 1급
- (사)한국동행서비스협회 수석부회장
- 前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부 연구위원
- 前 건국대, 남서울대, 한서대, 백석대 등 외래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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