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디바이스 시장의 대표 성장주로 꼽히던 에이피알(APR·278470) 주가가 최근 일주일 새 20% 넘게 급락하며 조정국면에 들어섰다.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시장의 ‘과열 기대감’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동시에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11일 기준 에이피알 주가는 20만8,500원으로 마감돼 전일 대비 5.4% 떨어졌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27만 원선을 돌파했던 주가가 단기간에 6만 원 가까이 밀린 셈이다. 거래량도 급증하며 차익 실현성 매물이 쏟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과열된 기대감의 정상화’로 해석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이미 주가가 이를 선반영한 상태였다”며 “PER 30배를 넘어선 고평가 논란이 차익 매도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에이피알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1.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52.8% 급증했다. 국내 뷰티·디바이스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고성장세다. 그러나 시장은 ‘이 성장이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메디큐브’ 브랜드에 대한 매출 집중도가 60%를 넘어서는 구조적 리스크가 부각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브랜드에 매출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성장세가 꺾일 경우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며 “브랜드 다각화 전략의 가시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졌다. 최근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에 순매도에 나서며 개인이 매수세를 떠받치는 형국이다. 10월 중순 이후 외국인 순매도가 13만 주를 넘어섰고, 기관 역시 8천 주 이상을 처분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급 분석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단기 투자심리는 ‘매우 약세’ 구간에 머물러 있다. 거래대금이 늘며 하락이 동반된 점도 기술적으로 ‘조정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단기 고평가 조정”으로 보면서도, 조정 이후 반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해외 채널의 수익성 회복, 브랜드 다각화, 수급 회복 등을 꼽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여전히 높은 ROE(43%)를 유지하고 있어 펀더멘털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며 “단기 조정은 피로감의 반영일 뿐, 내년 상반기 신제품과 글로벌 매출 모멘텀이 확인되면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에이피알은 최근 몇 년간 ‘K-뷰티 테크’의 대표주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빠른 성장세 속에서 밸류 부담, 단일 브랜드 리스크, 수급 불균형이라는 세 가지 약점이 드러나며 주가가 제동이 걸린 셈이다. 결국 이번 조정은 ‘나쁜 실적’ 때문이 아니라, 너무 빨리 오른 기대치가 현실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에이피알이 다시 실적으로 증명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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