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통합 돌봄 서비스는 노인·장애인·중증만성질환자가 자신이 살아온 집과 지역사회에서 가능한 한 오래, 존엄하게 생활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의료·요양·주거·돌봄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현장에선 제도의 성패를 가를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병원에 가는 길은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문제다.
고령자 1인 가구와 보호자가 없는 취약계층에게 병원 방문은 여전히 큰 장벽이다.
진료 예약부터 병원 이동, 접수·수납, 검사 대기, 투약 안내, 귀가까지 병원 진료의 전 과정은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미루거나,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반복된다. 의료 접근성의 공백은 질병의 중증화로 이어지고, 이는 개인의 고통을 넘어 사회적 의료비 부담 증가라는 결과로 되돌아온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동행서비스협회가 수행하고 있는 병원동행서비스는 통합돌봄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실질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병원동행서비스는 단순한 이동 지원이나 간헐적 도움에 그치지 않는다. 진료 일정 관리, 병원 이동 동행, 접수와 수납 지원, 검사·진료 대기 동행, 의료진 설명 전달, 귀가 지원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 돌봄이다.
보호자가 없는 어르신에게 병원동행서비스는 선택 가능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라, 의료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생활 인프라다.
현장에서 확인되는 성과도 분명하다. 한국동행서비스는 2025년 강동구와 업무협약을 통해 강동구 내 재택 의료환자 중 정기적 병원 진료를 위한 병원동행서비스를 원하는 주민들에게 'door to door(자택방문-병원이동-병원지료-자택이동)'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병원 방문 자체를 포기하던 어르신들이 정기적인 진료를 받게 되고, 조기 진단과 지속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건강 악화를 예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응급실 방문과 장기 입원을 줄이는 예방적 효과로 이어진다. 통합 돌봄이 지향하는 지역사회 중심 예방 돌봄의 취지를 병원 동행서비스가 현장에서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병원동행서비스는 여전히 제도권 밖에 머물러 있다. 일부 지자체의 제한적 시범사업이나 민간 유료 서비스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특히 의료기관과 교통 여건이 취약한 농촌과 도서·산간 지역일수록 동행서비스의 필요성은 더욱 크지만, 정작 서비스 접근성은 가장 낮다.
통합 돌봄이 지역 간 격차 해소를 목표로 한다면, 병원동행서비스를 보조 수단이 아닌 핵심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
한국동행서비스협회가 축적해온 현장 경험은 향후 정책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동행 인력은 단순 인력이 아니라 의료·돌봄 체계에 대한 이해를 갖춘 전문 인력으로 양성돼야 한다.
둘째, 지자체·의료기관·복지기관 간 연계 체계가 구축될 때 서비스 효과는 배가된다.
셋째, 지속가능성을 위해 교육·인증·표준 매뉴얼·적정 보상 체계를 포함한 공공 지원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체계 없는 확산은 서비스 품질 저하와 현장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방문진료와 재택 의료 확대는 분명 필요하지만, 모든 의료 수요를 대체할 수는 없다. 상당수 어르신은 여전히 병원을 직접 찾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동행서비스는 통합돌봄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된다.
돌봄은 제도 설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병원까지 함께 가주고, 진료실 앞에서 기다려주며, 의료진의 말을 다시 풀어 설명해 주는 일상의 동행 속에서 비로소 구현된다.
통합 돌봄의 성공은 거창한 정책 문구가 아니라 이런 작은 연결의 축적에 달려 있다. 병원 동행서비스를 공공 돌봄의 한 축으로 제도화하고, 한국 동행서비스협회와 같은 현장 조직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때 통합돌봄은 선언이 아닌 현실이 된다.
병원까지 함께 가는 돌봄, 그 동행이야말로 초고령사회 한국이 반드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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