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를 기소했다.
검찰의 기소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 검찰 간의 입장 차이는 짙다. 국토부는 타다가 모빌리티 플랫폼 영업 서비스를 하려면 택시면허를 득해야 하고, 택시 면허의 총량을 늘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율해보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누구 하나도 상처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기존 택시 업계와 신사업 타다의 이해 충돌을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보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좋은게 좋다는 식의 사회적 합의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해 충돌 당사자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문제 해결이 되는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정부의 팔짱끼기 식 태도에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신사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공유 경제의 신개념 하에서 혁신적인 모빌리티 벤처가 태어났지만, 결국 법과 규제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정부는 '타다' 서비스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혁신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검찰이 '타다' 서비스 자체를 위법으로 판단한 것에 아쉬움만 표시했다.
검찰은 정부가 마련하려고 했던 상생안이 나오지 않자 기소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다'와 같은 벤처는 졸지에 무면허사업자가 됐다. 벤처업계는 규제 속에서 혁신기업이 법을 어기지 않을 방법도 어렵고, 그런 거미줄처럼 촘촘한 법 테두리 안에서 혁신적인 벤처를 창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택시업계의 강경한 대응에 정부 부처도 소신있는 답변을 하기 꺼려한다. 상생이라고 하지만, 택시업계를 달래줄 방법을 어떻게 마련해야할 지 속수무책이다. 스마트한 AI 시대에 과거의 규제가 버티고 있는 한 애플이나 구글 같은 기업은 나오기 힘들다. '타다'의 검찰 기소는 이 점에서 너무 아쉽다. 검찰의 기소가 수많은 벤처 인재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아 우려된다.
택시와 같은 운송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인력거는 사라졌다. 기술의 발전은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서비스를 바꾸고 직업을 바꾼다.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산업은 존재한다하더라도 결국 외면될 수 밖에 없다. 법의 보호 아래 한시적으로 권리를 누릴 수 있겠지만, 변하지 않으면 결국 도태한다.
ⓒ 위메이크뉴스 & wemakenew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이상헌의 성공창업경제학] 폐업 소상공인 지원정책의 전환점
최근 폐업 소상공인에게 지급되는 취업연계수당과 전직장려수당에서 부과되던 기타소득세가 전면 면제되면서, 소상공인의 재도약 환경이 한층 나아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11월부터 기존 수당 지급액의 22%를 차감해 원천징수하던 관행을 변경함에 따라, 소상공인이 실질적으로 받는 금액은 월 4만4... -
스마트 전환의 숨은 주역 - 전문기관의 역할과 지속 가능한 사업 확산을 위한 제언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술은 넘쳐나지만, 그 기술을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쓰고, 어떻게 성과로 연결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스마트상점 기술이 아무리 진화해도, 이를 사용하는 소상공인이 그 복잡한 기술을 스스로 선택하고 익히기란 쉽지 않다. 말하자면 운전면허 없는 이에게 최... -
[이호준의 문화ZIP] 대처 총리님, 아직도 하이예크를 믿습니까?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님, 당신은 철의 여인으로 불리며 1980년대 영국을 대대적으로 개혁했습니다. 그때 총리님이 집무실 책상에 올려두고 교과서로 삼았던 책이 바로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예크의 명저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이었죠. 총리님은 하이예크의 주장, 즉 정부의 계획... -
[데스크 칼럼] “10년전 대한항공 오발권은 사고 아닌 인격 살해였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10년 전 가수 A씨의 ‘기내 난동’ 사건은 한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낙인을 남겼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다시 들여다보면, 이 사건은 단순한 기내 소동이 아니었다. 국적 대기업 항공사가 저지른 오발권 실수, 그 실수를 덮기... -
‘기괴하다’와 ‘참신하다’ 사이…감쪽같이 사라진 N32 광고
‘n32’ 광고 영상 화면 갈무리 지난해 이맘때 즈음, TV속 거의 모든 채널을 점령했던 시몬스의 비건 매트리스 브랜드 ‘N32’ 광고가 최근 자취를 감췄다. 강렬한 비주얼과 음산한 분위기로 “기괴하다”는 혹평과 “기억에 남는다”는 호평을 동시에 받았던 이 광고는 1년도 ... -
[이호준의 문화ZIP] '느좋' Music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나서 유튜브의 검색창에 음악을 검색합니다. '느좋 Music' '느좋'이 뭐냐고요? 바로 '느낌이 좋다'의 줄임말입니다. 젊은 층에서 많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