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방탄소년단(BTS)의 앨범 사진 촬영지로 주목받은 삼척시 맹방해변이 화력발전소 건설로 훼손될 위기에 처하자 케이팝 팬이 나섰다. 


지난 5월 방탄소년단이 디지털 싱글 ‘버터(Butter)’를 발매하며 앨범 사진을 맹방해변에서 촬영했다. ‘버터’는 빌보트 차트에서 10주 동안 1위를 차지했고, ‘24시간 내 최다 시청 유튜브 뮤직비디오’ 등 기네스북 기록 5개를 추가하는 등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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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디지털 싱글 ‘버터(Butter)’ 앨범사진의 배경이 된 강원도 삼척 맹방해수욕장 사진출처=하이브

‘버터’가 인기를 얻으며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올여름 맹방해변을 찾았다. 맹방해변이 ‘BTS 성지’로 급부상하면서 삼척시는 커버 촬영으로 쓰인 소품을 그대로 재현해 포토존을 설치하고, 국내외 케이팝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맹방해변의 방문객은 지난달 5위에서 2위로 껑충 튀어 올랐다.


그러나 케이팝 팬들의 새로운 명소가 된 맹방해변, 이른바 ‘버터 비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맹방해변 인근에서는 포스코 자회사인 삼척블루파워가 삼척석탄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할 석탄 운반을 위한 항만 공사를 하고 있다. 


방파제 건설을 위한 공사에 착수하자마자 맹방해변 주변에서 침식이 발생했다. 곶을 따라 2m에 육박하는 모래 절벽이 만들어지며 모래의 이동에 변화가 생겼고, 해변의 형태가 달라졌다. 


삼척시는 맹방해변을 관광지로 홍보하는 동시에 관광지를 파괴하는 모순적인 행정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케이팝 팬이 주도하는 기후 행동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과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가 함께 맹방해변의 훼손을 막기 위해 ‘세이브 버터 비치(Save Butter Beach)’ 서명 운동을 시작한다. 캠페인은 맹방해변의 보존을 위협하는 삼척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 중단을 요구한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는 케이팝포플래닛 이다연 활동가는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Army)가 ‘BTS 성지’로 여기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방문하고 있는 맹방해변인데 벌써 해안침식이 진행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코로나 사태가 완화돼 해외여행이 가능해 진다면,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맹방해변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는 곳이다.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을 위해 소중한 가치를 지닌 맹방해변을 파괴한다고 하니 속상하다”고 말했다. 


‘석탄을 넘어서’의 기후솔루션 정아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발전소 건설로 해안침식이 계속돼 해변이 완전히 훼손되고 나면 큰돈을 들여도 예전의 맹방해변 모습을 되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케이팝포플래닛과 석탄을 넘어서는 ‘세이브 버터 비치’ 캠페인을 계기로 전 세계 케이팝 팬들에게 삼척석탄발전소의 문제를 알리고, 방탄소년단 팬덤인 아미들에게 추억이 담긴 맹방해변을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케이팝 팬 사이에서 아이러니컬 고민거리는 바로 실물 앨범 소비에 대한 문제다. 앨범은 ‘가장 나쁜 플라스틱’으로 꼽히는 폴리염화비닐(PVC)로 포장돼 있고, 각종 코팅 종이, 특수 화학처리를 하는 혼합 플라스틱인 CD 등으로 구성돼 있어 재활용 자체가 곤란한 재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 7월부터 ‘죽은 지구에는 케이팝도 없다’는 이름으로 엔터테인먼트사에 실물 앨범 대신 디지털 앨범 출시와 탄소 배출이 적은 공연 등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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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성지’ 맹방해변 사라질 위기에 ‘팬덤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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