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플랫폼 인지율과 점유율은 '엔카'가 독보적이었으나, 만족률은 'K카'가 가장 높았다. KB차차차 등 일부 후발주자는 상당한 수준의 인지도를 확보했음에도 이를 실제 점유율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만족률은 신차에 비해 매우 낮았는데 이는 중고차의 고질인 ‘신뢰성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01년부터 수행해 온 ‘연례 자동차 조사(매년 7월 약 10만명 대상)’에서 플랫폼을 이용해 중고차를 구입 또는 처분한 소비자(구입 1008명, 처분 1275명)에게 이용경험과 만족도를 묻고 이를 브랜드 별로 비교했다.
■ 인지율 대비 점유율, 엔카 빼곤 모두 매우 낮아
소비자 인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엔카(80% 안팎)였으며, KB차차차·K카·헤이딜러가 15%포인트(p) 이상 차이 나는 40~60%대로 차상위권을 형성했다. AJ셀카·현대캐피탈은 40%에 미치지 못했다.
점유율 또한 살 때와 팔 때 모두 엔카가 압도적 1위였다. 구입자 10명 중 6명(60.7%)이 엔카에서 중고차를 구입했고, 처분할 때도 10명 중 4~5명(46%)이 엔카에서 했다. 선발업체의 록인(Lock-in) 효과가 강한 플랫폼 시장의 특성과 압도적 인지도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구입 플랫폼 점유율 2위는 △K카(16.7%), 3위는 △KB차차차(10.8%)였으며, △현대캐피탈 △엠파크 △아주셀카 △첫차가 각각 한 자릿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처분 플랫폼 순위는 조금 달랐다. 엔카가 경쟁자 없는 1위인 것은 같으나 △헤이딜러가 2위(13.2%)였다. 구입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헤이딜러는 △3위 K카(10.4%) △4위 KB차차차(8.6%) 등을 앞서며 처분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구축했다. ‘내차팔기’에 집중한 틈새전략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엔카·K카·KB차차차는 구입서비스에서, 현대캐피탈·AJ셀카는 처분서비스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인지율 대비 점유율(실거래율)’이다. 엔카는 이 비율(구입 때 72%, 처분 때 60%)이 매우 높았지만 나머지 플랫폼은 그렇지 못했다. KB차차차와 K카는 모두 10~20%대에 그쳤는데 특히 KB차차차는 인지율에서 K카보다 앞섰음에도 점유율과 실거래율은 모두 뒤졌다. 인지도 상승에는 성공했지만 이를 점유율 확대로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처분 서비스에 집중한 헤이딜러의 실거래율이 32%로 그나마 나았다.
■ 중고차 플랫폼 만족도, 신차의 3분의2 수준
서비스 만족률(% 10점 척도 중 8~10점)은 K카가 가장 높았다. 구입 서비스에서 53.0%로 2위인 엔카(36.6%)를 크게 앞섰고 KB차차차와 현대캐피탈보다는 2배 이상 높았다. 처분 서비스 만족률 역시 △K카가 47.2%로 1위였으며 △AJ셀카 43.1% △헤이딜러 39.2% △KB차차차 34.8% 순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캐피탈은 구입 서비스에서 17.9%, 처분 서비스에서 21.3%로 모두 K카의 절반에 못 미쳤다. 업체 간 서비스 수준에 큰 차이가 있음이 확인된다.
K카의 만족률이 가장 높은 것은 직영 플랫폼 1위라는 신뢰성 때문이다. 딜러가 따로 있는 대부분 플랫폼과 달리 차량 매입·관리·판매의 모든 과정을 직접 운영한다. ‘제시된 시세를 믿을 수 있어서’, ‘딜러를 믿을 수 있어서’ 등 신뢰성 측면의 만족도가 중고차 플랫폼 중 가장 높았다.
엔카는 매물 규모 및 다양성 측면에서 우수하나, 매물·시세·딜러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다. KB차차차는 구입 시 합리적인 가격, 처분 시 이용 편리성 만족도가 높았으나 제시한 시세에 대한 불만족 사례가 많았다. 헤이딜러는 거래 편의성이 큰 장점이지만 낙찰 후 가격 흥정이 불만족 이유로 나타났다.
만족 또는 불만족 이유를 보면 이용자들이 중고차 플랫폼에 요구하는 사항은 풍부한 정보, 신뢰성, 이용 편의성으로 요약된다. 특히 불만 요인으로 △제시된 시세를 믿을 수 없어서 △허위매물이 많아서 △입찰된 시세를 믿을 수 없어서 △딜러를 신뢰할 수 없어서 등 '신뢰' 측면이 절대적이었다.
업계 평균 만족률(구입 때 36.6%, 처분 때 34.9%)은 신차(54.6%)의 3분의2에 그쳤는데 이는 소비자 불신의 영향이 크다. 중고차 시장은 거래 대수 기준 신차 시장의 2배 규모고, 특히 플랫폼은 온라인·모바일 시대에 걸맞은 유망 비즈니스임에도 기존 시장의 고질인 불신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소비자의 구입(처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의 이미지, 정보의 양과 질, 신뢰 등의 요소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그중에 우선해야 할 것은 ‘믿고 살 수 있는’ 프로세스의 구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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