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노동절에 이어 5월 5일 어린이날, 5월 29일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까지 5월에 3일 연휴가 세 번이나 있다.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지난해 1월부터 5인 이상 사업장은 공휴일(빨간날)이 유급휴일이어서 일하지 않아도 임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과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고용,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들은 빨간날이 유급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출근해야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빨간날 일하면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기본급(통상임금)의 15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단, 시급이 1만원인 노동자는 유급휴일이기 때문에 원래 받을 수 있는 8만원+8만원(휴일근무)+4만원(휴일근무 가산수당)=2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어린이날에 밤 10시까지 3시간 야근을 했다면 휴일근로수당 50%+연장근로수당 50%를 더해 3시간은 6만원을 받을 수 있으니, 20만원+6만원=26만원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공휴일이어도 평일의 근무가 되고, 초과근로수당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날 8시간 일했으면 8만원, 밤 10시까지 야근을 했더라도 11만원밖에 받을 수 없다.
전시관처럼 월요일이 주휴일인 노동자의 경우 근로자의날(5.1),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5.29)은 중복 휴일이 되는데, 대체 휴일을 쉴 수 있을까? 회사와 노동자가 정한 약정 휴일이 법정 유급휴일과 겹칠 경우 휴일은 하루만 발생한다고 본다. 휴일은 애초 근로제공 의무가 없는 날이기 때문에 다른 휴무일로 대체될 수는 없다.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3월 3일부터 10일까지 직장인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빨간날(명절·공휴일)을 유급으로 쉴 수 있느냐?”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이 69%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31.0%)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정규직은 82.8%가 빨간날을 유급으로 쉴 수 있다고 답한 반면, 비정규직은 48.3%만 유급으로 쉴 수 있다고 답했다.
‘빨간날 유급휴무’에 대해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노조원(83.5%), 사무직(83.4%), 대기업(80.5%), 상위관리자(83.3%), 월150만원이상(87.0%)은 10명 중 8명 이상이 ‘빨간날 유급휴가’를 쓰고 있었다. 반면 비노조원(66.9%), 서비스직(53.9%), 5인미만(52.8%), 일반사원(53.8%), 월150만원미만(50.5%) 등 노동약자는 절반 정도만 ‘빨간날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여름휴가는 어떨까? 직장인들은 공휴일보다 유급 여름휴가는 더 쓰기 어려웠다. 유급 여름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해 직장인들의 46.6%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노동약자인 여성(37.2%), 비정규직(40.8%), 서비스직(40.9%), 5~30인미만(39.7%), 월150만원미만(40.4%)에서 낮게 나타났다. 단체협약에 5일간의 여름휴가를 유급으로 보장받고 있는 대기업, 공공기관 노동자들과 달리 많은 노동자들은 본인의 연차휴가를 써서 여름휴가를 갈 수밖에 없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명시된 빨간날은 신정부터 성탄절까지 총 14개다. 문재인 정부부터 윤석열 정부까지 대체공휴일을 확대했다. 5인 이상 사업장 3년 차 직장인은 1년에 연차휴가 15개+빨간날 14개+노동절 1개=총 30개의 휴가를 쓸 수 있다. 대기업은 단체협약을 통해 유급 여름휴가 5일까지 총 35개의 휴가를 쓰고 있다. 연차휴가도, 빨간날도 없는 5인 미만 사업장은 노동절 1개만 유급휴일이고,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15시간 미만 단시간노동자들은 노동절도 유급휴일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노동자에게 확대 적용하고,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연차휴가와 빨간날을 유급휴가로 보장해야 한다.
직장갑질119 민현기 노무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고용노동부는 공휴일이 유급휴일이 되었어도 월급제 노동자의 경우 추가적으로 급여를 더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법 개정의 취지는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으로 밝히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69시간제 근로시간 개편안에 목맬 것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가 차별 없이 근로기준법상의 권리인 휴식권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모든 사업장에서 연차 유급휴가와 별도로 여름휴가를 부여해 일터간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대한전선-LS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1년 넘긴 수사와 재계 파장
LS전선 동해공장 전경 사진=LS전선 제공 대한전선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놓고 진행 중인 경찰 수사가 1년을 넘겼다. 비공개 영업비밀 침해 사건 특성상 혐의 입증이 까다로워 수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국내 해저케이블 산업 주도권과 재계 구도에 ...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