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본코리아 “상인회 운영 공백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과거 포항 ‘덮죽’ 상표권 논란 당시 발 벗고 나서 상표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이번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하며 상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허청은 16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백 대표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고발장이 접수됐다”며 “특허청 부정경쟁방지팀에도 별도로 관련 신고가 접수돼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고발은 백 대표가 충남 예산시장에 새롭게 연 ‘불판 빌려주는 집 2’가 기존 영업 중인 정육점 ‘불판 빌려주는 집’과 상호·외관·영업방식이 유사하다는 데서 비롯됐다. 고발장에는 “소비자 혼동을 유발하고 기존 점포에 피해를 주는 부정경쟁행위”라는 지적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의 상호나 영업 표지와 유사한 것을 사용해 혼동을 유발하거나 식별력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허청은 고발 내용이 정식 접수될 경우 행정조치 또는 상표특별사법경찰을 통한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상표법’ 외쳤던 백종원, 왜 고발됐나
백종원 대표는 지난 2020년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덮죽덮죽’ 상표권 도용 사건에 적극 개입하며 “상표법은 만든 사람뿐 아니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특허청과 변리사를 직접 찾아가 문제 해결에 앞장서며 진정성 있는 행보로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예산시장 사태는 그간 그가 쌓아온 상표 보호 이미지를 정면으로 뒤흔드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가 식품위생법, 농지법,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표 분쟁은 단순한 상호 유사 논란을 넘어 백 대표 경영철학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김재환 전 MBC PD의 폭로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예산시장에서 기존 ‘불판 빌려주는 집’ 점주가 더본코리아 정책에 반대하자, 백 대표가 유사 상호의 점포를 오픈해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 상인들이 토박이와 더본이 데려온 인력으로 나뉘며, 백 대표의 말을 잘 따르면 홍보와 납품 혜택이 있지만, 반대하면 어려움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강남경찰서와 충남경찰청 등에서 총 18건의 고발 사건에 연루돼 있다. 문제의 핵심은 제품 광고의 허위 표기다. ‘덮죽’ 메뉴에 ‘자연산 새우’ ‘국내산’이라고 표기했으나 실제로는 베트남산 새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빽다방’ 고구마빵 제품 원산지 오인 표기, 산업용 기구 사용, 축제 현장 위생 문제 등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본지에 입장을 보내와 “이번 출점은 기존 상호에 대한 보복 출점이나 상권 침해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불판 빌려주는 집 II’는 예산시장 장터광장을 찾는 연간 870만 명 고객을 위한 서비스용 매장으로, 불판 대여 및 주류·음료 제공을 통해 발생한 수익 전액을 공동 운영비로 환원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더본코리아는 “기존 ‘불판 빌려주는 집’ 매장도 2023년 같은 개념으로 출발한 점에서, II 매장은 단지 광장 유지 목적의 사업적 연속선상에 있다”고 해명했다.
무엇보다 기존 매장을 운영하던 상인이 2024년 7월 공동운영비 분담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면서 운영 공백이 발생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더본코리아가 ‘불판 빌려주는 집 II’를 개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해당 매장은 지역자활센터 인력을 채용해 운영되는 모델로, 자활 성공 사례로도 평가받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더본코리아는 “광장 운영비를 책임지는 구조는 예산군, 예산시장 상인회와 협의해 설계된 것”이라며, 시장 운영의 지속성을 위한 필수적인 대응이었다는 입장이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대한전선-LS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1년 넘긴 수사와 재계 파장
LS전선 동해공장 전경 사진=LS전선 제공 대한전선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놓고 진행 중인 경찰 수사가 1년을 넘겼다. 비공개 영업비밀 침해 사건 특성상 혐의 입증이 까다로워 수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국내 해저케이블 산업 주도권과 재계 구도에 ...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