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이 대표적 서민금융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취급하면서도 정작 중·저신용자 지원은 줄이고, 고신용자 대출은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민금융 취지를 앞세워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올해 상반기 사잇돌대출 신규취급액은 3,280억9,6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53억6,900만원)보다 111.2% 늘었다.
그러나 신용등급별 추이를 보면 ‘양극화’가 뚜렷하다. 신용점수 800점 초과 고신용자 대출액은 전년 대비 1,632억9,700만원 증가해 404.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900점 이상 초고신용자 대출은 467억300만원 늘며 무려 658.6% 급증했다.

반면 중신용자(600~800점) 대출은 105억원 증가(9.5%)에 그쳤고, 저신용자(400~600점) 대출은 10억7,000만원 줄어 전년 대비 24.6% 감소했다. 사잇돌대출 총규모가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서민·취약계층 지원은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사잇돌대출은 애초부터 고신용자 쏠림 현상이 지적돼온 정책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2년부터 공급액의 70% 이상을 신용 하위 30% 차주에게 배정토록 했고, 올해 4월부터는 하위 50%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규제 강화 이후 시중은행들은 대출 공급을 크게 줄였다. 실제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의 사잇돌대출 취급액은 142억3,900만원에 불과하다.
허영 의원은 “시중은행이 외면한 사잇돌대출을 인터넷은행이 메우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중·저신용자를 외면한다면 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신용 인플레이션으로 설 자리를 잃는 중·저신용자를 위해 인터넷은행이 ‘사잇돌’로서 본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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