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진의 과로가 이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국정감사(국감) 시즌에 유독 업무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이 쓰러져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그는 피로 누적으로 국회 본관 사무실에서 업무 중 정신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갑자기 정신을 잃는 바람에 대리석이 깔린 국회 본관 바닥에 얼굴을 부딪쳐 상당히 많은 피를 흘렸다.
문제는 이번 사고와 유사한 사건이 국회에서 자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보좌진들은 수면 부족과 과로에 시달린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실의 일정 조율, 자료 준비, 답변서 작성, 언론 대응 등 각종 업무가 몰리면서 사실상 ‘24시간 근무’가 일상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보좌진은 “출근과 퇴근의 개념이 없어, 감사 기간에는 주 100시간 근무도 흔한 일”이라며 “보좌진은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노동자”라고 토로했다.
국회 보좌진의 구조적 과로가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입법과 정책의 질적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로에 짓눌린 채 생산되는 국정감사 보고서나 정책 자료는 정밀한 검증이 어렵고, 결국 국민이 체감하는 정치의 품질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고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국회가 ‘보좌진의 노동권’을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니라, ‘입법 시스템의 신뢰성 확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회 보좌진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과근무 수당의 현실화, 인력 충원, 탄력근무제 확대,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 도입 등이 대안이다. 다만 아직까지 관련 논의는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구체적인 논의가 되지는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법 분야 전문가는 “정치권에서 정책 노동을 담당하는 이들의 안전망이 구축되지 않는 한, 국정감사 시즌마다 반복되는 과로 사고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며 “더 이상 국회 보좌진이 쓰러지는 사태가 없도록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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