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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신세계 유니버스’ 결국 무너졌다…예정된 실패였나?

  • 김세민 기자
  • 입력 2025.11.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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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야심 차게 내걸었던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쿠팡·네이버가 양분한 국내 유료 구독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그룹 내부의 전략 혼선과 온라인 사업 부진이 겹치면서 사실상 실패가 공식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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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 (출처/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은 최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기존 회원 혜택도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SSG닷컴·G마켓·이마트·신세계백화점 등 관계사는 앞으로 각사 중심의 개별 멤버십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사실상 ‘통합 멤버십 전략 포기’ 선언이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2023년 6월 이마트·신세계백화점·SSG닷컴·G마켓·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 등 6개 핵심 계열사를 묶어 ‘한국판 아마존 프라임’을 표방하며 출범했다. 그룹 전체 브랜드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는다는 의미에서 ‘유니버스’라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각 계열사가 주던 쿠폰을 묶어놓은 수준”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출범 초기엔 연회비 3만 원을 전액 포인트·쿠폰으로 돌려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1년이 지나지 않아 혜택은 빠르게 축소됐다. G마켓 할인 쿠폰은 금액이 줄었고, 신세계백화점 멤버스바 무료 음료 쿠폰은 폐지됐다. 면세점 적립 혜택도 실질 할인폭이 낮아지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혜택은 줄고, 사용 절차는 복잡하고, 차별성은 없는 유료 멤버십”이라는 평가가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반면 쿠팡 ‘로켓와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이미 배송·콘텐츠·결제·포인트 생태계가 완성된 상태였다. 가입자 역시 각각 수백만1천만 명대를 유지하며 ‘국민 멤버십’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소비자가 유료 멤버십을 34개 이상 유지하지 않는 구조에서, 신세계 유니버스는 후발 주자이면서도 결정적 매력이 없었다”고 분석한다.


내부적 요인도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스타필드·이마트24·신세계푸드 등 주요 계열사는 끝내 멤버십 통합에 참여하지 않았다. 외부 제휴로 내걸었던 대한항공·KT 포인트 혜택도 실제 도입되지 못했다. 그룹 내부에서는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며 ‘정용진 라인’과 ‘정유경 라인’의 이해관계도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계열사 간의 통합 의지가 약해진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통합 멤버십’이 지속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신세계의 온라인 전략 자체가 한계에 부딪힌 점도 치명적이었다. 이마트는 2023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고, SSG닷컴·G마켓 역시 수년째 적자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었다. 온라인 물류·배송 인프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 쿠팡과 유사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던 전략도 결국 중단됐다. 신세계는 최근 온라인 책임자 전면 교체, 사업 리셋, 오프라인 중심 재편 등 ‘전략 수정’에 들어간 상태다.


결국 신세계 유니버스의 종료는 단순한 사업 철회가 아닌, 신세계 온라인·멤버십 전략 전체의 실패를 인정한 조치로 해석된다. 신세계는 향후 각 계열사별 멤버십 강화, G마켓의 글로벌 플랫폼 전환, 스타필드·복합개발 등 오프라인 기반의 현금 창출 구조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과 네이버가 장악한 구독 시장에서 신세계 유니버스는 시장 위치·가성비·사용성 어느 면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신세계 담당자는 본지의 질의에 "업그레이드된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올해까지만 가입자를 받으며 종전 혜택은 1년간 유지되며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수립 중으로 쓱닷컴 등은 새로운 멤버십 론칭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혀왔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화려한 이름과 달리 끝내 ‘세계관 완성’에 실패했다. 이번 철수 결정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온라인·구독 시장의 냉정한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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