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49층 아파트 앞 ‘폭약 사용’에 주민 집단반발 확산
- 시험 발파 보류…부실 판결·안전사고 겹치며 신뢰 위기 고조
대전 중구 선화동에서 코오롱글로벌이 추진한 발파 공사가 주민 집단반발로 결국 시험 발파가 보류됐다.
발파 예정 지점은 49층 주상복합단지와 불과 수십 미터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2,200세대 이상이 거주하는 도심 초고층 밀집 지역이다. 주민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폭약을 터뜨린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지역 커뮤니티와 단톡방에서는 연일 “발파 절대 불가”라는 메시지가 확산되었다.
특히 인근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 거주민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 있다. 한 제보자는 본지에 “제가 사는 코오롱 아파트는 발파 지점과 2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다”며 “바로 옆에서 폭약을 터뜨린다는데 불안해서 죽겠다. 아이들과 함께 사는데 이걸 어떻게 감당하라는 거냐”고 토로했다. 그는 “이미 코오롱이 시공한 곳도 안전하다는 확신이 없는데, 발파까지 강행한다면 주민을 실험 대상으로 보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호소했다.
발파 계획이 알려지자 선화동 주민협의체는 긴급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대전시에 주민 3,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어 11월 20일과 23일 주민들은 연이어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며 발파 공사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 현장에는 “49층 아파트 앞에서 발파라니 말이 되느냐”, “도심 실험 멈춰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이 등장했다.
주민설명회에서도 갈등은 심화됐다.
코오롱 측은 해당 지반이 강한 암반층이라 발파가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발파를 하지 않을 경우 공기 지연과 장비 소음 증가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또 “미진동·정밀 제어발파 기술로 최대한 안전하게 시공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설명회에서 하루 폭약 사용량이 최대 100kg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언급되며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오히려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안전성 논란과 주민 반발이 계속되자 코오롱건설이 신청한 시험 발파 허가를 ‘보류’ 처리했고, 대전시장도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라며 사실상 발파 강행에 제동을 걸었다.
공식적으로 발파가 철회된 것은 아니지만, 주민설명회와 안전자료 공개, 지반 검증 절차가 다시 진행돼야 하는 상황으로 넘어갔다.
주민 불신의 배경에는 코오롱글로벌이 최근 겪어온 시공·안전·환경 문제들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는 LH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단보강근(철근) 누락 사건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1심 패소했고, 법원은 “안전성 훼손이 명백하다”고 판시했다.
이런 가운데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김영범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건설·부동산·환경·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전략’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연달아 터지는 안전·품질 논란 속에서, 주민과 업계에서는 “통합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본적인 안전·품질관리 체계를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 선화동 발파 논란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시험 발파는 보류됐지만, 주민들은 발파 공법 자체의 철회와 지반안전 재검증을 요구하고 있고, 코오롱은 발파 필요성을 유지한 채 절차적 협의를 강조하고 있다. 갈등이 쉽게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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