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초·재선 중심 25명 사과문 공개…“재창당 수준의 혁신 불가피”
- 권영세 “민주당 입법 폭주 심각해도 계엄은 선택해선 안 될 일”
국민의힘이 이른바 ‘12‧3 비상계엄 소집 논의’ 파문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 기조를 내놓으며 책임을 인정했다. 지난 2일 공개된 녹취록에서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의 입법 강행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계엄령 가능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 거센 후폭풍이 이어졌고, 당내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집단 사과문까지 발표됐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시 발언은 국민께 불필요한 걱정을 끼쳐드린 것으로,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뜻을 이미 표했고 지금도 그 입장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해당 논의가 실제 실행 가능성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정치적 타격을 의식한 책임 표명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초·재선 의원 25명도 별도의 사과문을 내고 “국민의 신뢰를 송두리째 잃게 만든 심각한 사안”이라며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더 이상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개혁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대거 사과에 동참한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도덕성과 리더십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세 의원은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더라도 계엄 검토라는 발상 자체가 해서는 안 될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정 질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하며 당 지도부의 안일한 위기 대응과 정치적 판단 미숙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책임을 인정하고 조기 진화에 나서는 자성의 움직임, 다른 하나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거센 공세다.
민주당은 “헌정 파괴 시도에 준하는 중대 사안”이라며 국정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여야 갈등이 더욱 증폭되며 정국 경색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파문이 단순한 ‘부적절 발언 논란’을 넘어, 극단적 정치 대립 속에서 헌정 질서의 안정성과 정치권의 책임 의식이 도마 위에 오른 사건이라고 진단한다. 계엄은 국가 비상 상황에서만 허용되는 최후 수단임에도 이를 정치적 대치 국면에서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적 불안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사과 기조를 이어가며 조기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내홍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초·재선 의원들이 ‘재창당급 혁신’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은 지도부 책임론과 당 체질 개선 요구로 확장될 수 있어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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