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경주시에서 열리고 있는 ‘2019 경주세계문화유산 등 축제’가 저작권침해 소송에 휘말렸다.
사건의 쟁점은 2가지이다. 첫째, 왼쪽의 불상 등불에 저작권이 인정될 것인가. 둘째, 만약 저작권이 인정된다면 왼쪽의 사진과 오른쪽의 사진이 비슷해 보이는가.
중국은 과거부터 대형불상제작에 상당한 노하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왼쪽 사진은 중국 불상, 등불 제작 전문가가 만든 것으로 그 높이가 무려 18m에 달한다. 제작기간은 약 3개월, 비용은 최소 2억원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2016년 11월경 A씨는 위 좌측 불상 등불을 제작한 중국의 업체로부터 한국 내에서 해당 등불을 제작, 전시할 수 있는 모든 권리행사를 위임 받았다. A씨는 중국의 도움을 받아 우리나라에서 등불을 제작, 전시하기 위해 2019년 2월부터 경상북도 경주시와 수회에 걸쳐 협업을 하였다.
그러나 내부적 갈등으로 협업은 중단되었고 A씨를 배제한 채 오른쪽 불상 등불이 경주시 주최 ‘경주세계문화유산 등 축제’에 전시되고 있는 것이다.
A씨를 법적으로 대리하고 있는 지적재산권전문 김상겸 변호사는 “기존 천수관음(좌측 사진)은 중국에서 수백 년 간 등불 제작을 다룬 전문가가 참여하여 제작한 것으로, 중국의 국보인 천수관음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그 독창성과 디테일이 기존에 없던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불상 등불에 저작권이 인정될까? 저작권은 저작물에 대해 인정되는데, 저작물 “문학,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라고 저작권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독창성을 갖춘 불상 등불은 ‘저작권‘을 가질 수 있다.
다음으로 위 사진의 두 작품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가? 두 작품이 유사한지는 둘 사이 실질적으로 유사한 점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얼핏 보기에는 비슷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점들도 많이 보인다. 그러나 저작권침해사건은 디자인침해사건과 달리 디자인의 엄밀한 유사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실질적 유사성’ 이라는 판단기준을 두고,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말이 무슨 판단 기준이냐고 뭐라고 하진 말자. 세상에는 너무 다양한 일이 있어서, 너무 자세한 기준을 세워 두면 정의로운 판결이 힘든 경우가 많다.
법무법인 예율 정지혜 변호사는 “이 불상사건에서 창작성이 특히 돋보이는 불상 뒤편의 붉은 원형 테두리와 테두리를 감싸고 있는 구름형상 등이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일단은 판사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 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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