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물량이 2주 뒤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추가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이를 대체할 의약품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를 신속히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팍스로비드 재고량에 대해 "현재 추세로는 2주 정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처방량이 늘고 있다"며 "3월 말 추가 물량 도입을 추진하고, 추가 구매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MSD(머크앤드컴퍼니)사의 치료제(라게브리오) 신속 도입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총 8만7천여명분이 사용됐고, 약 7만6천명분이 남아있다. 이달 셋째 주처럼 일평균 5천642명분이 쓰인다고 가정하면, 2주도 안 돼 국내 재고가 남지 않게 되는 셈이다.
물량 부족이 우려되자 정부는 팍스로비드의 '대체재'로 라게브리오 10만 명분을 이번 주에 우선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MSD와 선구매 계약을 통해 라게브리오 24만2천명분을 확보한 바 있다.
정 청장은 라게브리오의 효능에 대해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작년 12월 긴급사용승인을 할 때 당시 입원 또는 사망의 비율을 30% 정도 감소시켜 주는 것으로 보고했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입원을 46%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다"며 "인도에서 최근 시행한 임상 3상 결과에서는 (입원을) 65% 정도 줄인다는 정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이어 "식약처 긴급사용승인이 나면 바로 공급 일정이나 투약 계획에 대해 안내하겠다"며 "제약사와는 긴급사용승인이 나면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하는 것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처방에 대해서는 "두 약의 수급 상황과 확진자의 기저질환, 투여 중인 약물 등을 고려해 의사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투약 시기가 (증상발현) 5일 이내이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조기에 진단·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청장은 또 라게브리오가 팍스로비드에 비해 효능이 30% 정도 떨어져 환자의 선호가 갈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식약처가 이 약에 대한 효과, 안전성에 대한 검토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질병청은 라게브리오가 도입되면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환자도 먹는치료제를 받게 돼 중증진행을 크게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감염 취약층'으로 꼽히는 고령층은 상당수 팍스로비드 투약에 제한을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팍스로비드는 지난 1월 14일 국내에서 처음 쓰였고 투약 대상이 점차 확대돼 현재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40세 이상 기저질환자에게 쓰이고 있으나 병용금기 의약품이 많고 신장·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투약에 주의해야 하는 등 처방이 다소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식약처는 늦어도 목요일인 24일까지는 이 약의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긴급사용승인 여부는 식약처의 검토 이후에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위원회 심의를 거쳐 식약처장이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엄중한 상황임을 고려해 신속히 위원회를 개최하고 늦어도 이번 주 목요일(24일)까지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이어 식약처는 "비임상시험에서 제기된 안전성 우려와 관련해 임부나 소아의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제조·수입자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1월 17일 식약처에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했다.
현재 식약처는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함에 따라 '팍스로비드'나 '렘데시비르'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들을 위한 추가 선택지로서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자료, 외국의 허가·승인 및 사용 현황, 대체치료제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라게브리오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FDA는 고위험군의 경증 코로나19 환자 중에서 다른 치료제가 없거나 의학적으로 적합한 경우에 몰누피라비르(라게브리오의 성분명)를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단 18세 이하 환자는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을 금지했다. 가임기 여성 환자는 약 복용 후 일정 기간 피임해야 하고, 남성은 마지막 복용 후 세달은 피임해야 한다고 봤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에 몰누피라비르를 추가했다. WHO 역시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부는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해선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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