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지난 14일, 푸른나무재단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제61차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사회개발위원회 회의장에서 연설을 하였다. 이번 발언 기회는 전 세계 단체 중 25곳에게만 주어졌으며, 그 중 푸른나무재단이 유일한 대한민국 NGO다. 이번 연설은 국제사회에 학교폭력 및 사이버폭력 예방과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와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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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61차 유엔사회개발위원회 본회의 구두성명문 연설 전경

 

지속되는 학교폭력 피해 사건의 발생과 처리 과정에 대한 논란에 넷플릭스 <더 글로리>도 함께 한국 사회에 학교폭력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사회문제로 까지 확장되어 대두되고 있다. 주인공은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가족과 법 제도의 부재로 치유와 회복을 하지 못하고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만을 위해서 살아간다. 


결국 학교폭력은 개인이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이며, 공정한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해자 재발방지 교육,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사회 전체가 협력해야 하는 사회 문제임을 보여준다. 반성의 기미도 없이 가해자는 본인의 삶을 이어가다가 인지도가 쌓이면서 뒤늦게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는 경우도 요즘 흔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피지컬: 100’은 국가대표, 유튜버, 특수부대원 등 다양한 출연진들을 내세워 홍보하며,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후 프로그램에 대해 사용된 단어 상위 5개 중 3개가 ‘논란’, ‘두렵다’, ‘폭행’과 같은 학교폭력 의혹 사건을 표현하는 부정적인 단어들이 차지하고 있다 (출처: 소셜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 


또한, 가해자로 지목된 출연진뿐만 아니라, 출연진에 대한 정보 파악 없이 섭외한 제작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런 대중의 반응은 학교폭력에 대해 단순히 피해자에 공감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두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느껴야 하는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처럼 학교폭력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시민의식에 발맞춰 정부기관도 움직이고 있다. 작년 11월, 국회 교육위원회와 푸른나무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청소년 사이버폭력 근절 및 예방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 입법조사관, 교육부 연구원,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은 입을 모아 학교폭력과 사이버폭력에 대한 정의 구체화와 실효성 있는 법적인 제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정부기관들은 앞 다퉈 새로운 변화를 도입하고 있다. 올해부터 서울행정법원에 학교폭력 전담재판부가 설치되어 과거 일반 행정사건과 동일하게 취급해 합의부에 배당되었던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이 판사 1명이 심리하는 단독재판부로 담당이 바뀌었다. 최근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이 증가하면서 사건 처리의 신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전담 재판부가 지정되었다.


학교폭력은 비단 한국 사회의 문제만이 아니며 범세계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처럼 미흡한 학교폭력 사안처리로 인해 회복 되지 못한 피해자의 고통이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이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학교폭력 피해자와 총기 접근 연관성을 조사한 워싱턴대학교 공중보건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체적 또는 언어적 괴롭힘을 당한 학생의 5% 이상이 총기를 접했으며,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학생의 9.2%가 장전된 총기를 접했다고 나타나, 학교폭력 피해자의 총기 접근 의지에 대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과 사이버폭력 모두 경험한 학생의 경우 15%가 장전된 총기를 접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와, 폭력 문제 자체를 해결하고 피해 대상 지원, 청소년이 가해자로서의 전환을 막는데 초점을 맞춘 개입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과거 집단괴롭힘을 당했던 가해자가 인근 초등학교의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을 살해하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또한, 유럽청소년정보상담협회(ERYICA)는 비대면 시대가 취약청소년들의 고립, 교육과 취업 기회 감소, 여가 활동 감소 등의 상황을 악화시켰으며, 이러한 디지털 역기능은 청소년의 의욕, 자신감, 경제활동의 동력을 잃게 한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렇듯 학교폭력은 전 세계가 겪는 범세계적인 사회문제임과 동시에 코로나19 확산 이후 악화된 사이버폭력은 디지털 세대에 최적화된 새로운 형태의 학교폭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푸른나무재단 '2022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학교폭력 유형 중 사이버폭력은 역대 최고치인 31.6%로 나타났으며, 이는 2020년 16.3% 대비 2배, 2019년 5.3% 대비 약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은 이제 사건 장소의 경계 없이,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사이버폭력의 심각성도 함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푸른나무재단은 28년째 청소년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청소년폭력예방전문 비영리기관(NGO)으로서, 사이버폭력을 근절하고 예방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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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두성명문 연설자 푸른나무재단 이지상 팀장

 

이번 유엔본회의 발언권을 얻은 푸른나무재단 이지상 팀장은 “디지털 격차는 각국의 경제수준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특히 디지털 접근성, 역량, 시민성의 불균형은 빈부격차 또한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하며 사이버폭력예방을 위한 전 세계의 공조와 행동을 촉구하였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적극적인 기업과 비영리기관의 파트너십 연계’와 ‘디지털 격차와 역기능 문제를 해결할 유엔 산하 전담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저연령화 된 학교폭력을 감안해, 재단은 현재 초등학생 대상으로 카카오와 함께 디지털 시민교육 사업‘사이좋은 디지털 세상’, 삼성과 함께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사업 ‘사이버정글 가디언 푸른코끼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처럼 기업의 ESG경영과 비영리기관으로서의 역할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적극적인 연계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나아가, 유엔 산하 전담기구를 설립해 디지털 격차와 역기능 문제에 대해 각국 비영리기관이 함께 논의할 플랫폼 역할을 해줄 것을 제안하며, 범세계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한편, 푸른나무재단 설립자 김종기 명예이사장은 지난 4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학교폭력으로 잃은 자식에 대한 형언할 수 없이 슬픈 과거를 떠올리며 학교폭력에 맞서 싸우기 시작한 제2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어 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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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학교폭력 NGO, 유엔에서 사이버 학교폭력 관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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