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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 “교육생은 근로자”… 25년 만에 ‘부당해고’ 인정

  • 류근원 기자
  • 입력 2025.06.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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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자 해고 판정 잇따라… “채용 위한 교육 넘어 직무교육” 판단

25년간 법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교육생 근로자성’에 대한 노동계의 해묵은 문제가 마침내 중노위에서 다시 한번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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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픽사베이

 

중앙노동위원회는 최근 글로벌 플랫폼 틱톡(TikTok)의 데이터라벨링 업무를 위탁받은 국내 아웃소싱 업체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가 교육생에게 시용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부당해고한 사건에 대해, 해당 교육생을 ‘근로자’로 인정하며 초심 판정을 유지했다.


이 같은 판정은 2000년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 이후 25년 만에 중앙노동위원회가 ‘교육생의 부당해고’를 공식 인정한 첫 사례다.


쟁점은 교육생이 실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있었다.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측은 “이번 사건을 제외하곤 단 한 건도 근로자 인정을 받은 사례가 없다”며 중노위에서 초심 취소를 주장했다.


하지만 중노위는 “해당 교육이 단순한 채용 전형이 아니라 실질적인 직무교육에 해당하며, 교육 후 곧바로 업무에 투입된 점을 감안할 때 사용종속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특히 “원청이 같더라도 업무가 달라지면 다시 교육을 받는 점 등으로 볼 때 교육은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절차였다”며 ‘단순 채용 절차’를 넘어선 ‘실질 교육’임을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기업들이 흔히 사용하는 ‘교육 안내 확인서’의 효력에도 제동을 걸었다.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측은 “채용을 위한 교육에 자발적으로 응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시했지만, 중노위는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강제한 문서”라며 “근로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는 2000년 1월 27일 노동부가 제시한 “교육 수료 실적에 따라 채용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 사용종속관계가 부정된다”는 기존 해석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근로자 측 노무사는 “교육 불참 시 제재가 있었고, 해당 교육이 사실상 직무수행을 위한 필수 절차였다”며 “교육생도 시용근로자로 볼 수 있어 구두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버스 견습기사의 근로자성 부정 판결을 사례로 든 사용자 측 주장에 대해 “사안이 다르다”며 대법원 2022년 판례(2019두55859)를 근거로 반박했다.


당시 대법원은 “교육이 업무수행과 직결되며, 교육생이 곧바로 업무에 투입되는 구조라면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을 대리한 하은성 노무사는 “입사를 위한 필수 절차를 ‘임의적 교육’으로 간주한 행정해석의 한계를 넘은 결정”이라며 “무급 인턴·교육생을 양산하는 기업 외주화 구조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않은 채 ‘교육’이란 명목으로 노동력을 활용한 구조에 대해 행정해석 변경 및 국정감사를 통해 제도 개선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정영훈 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판정은 직업교육을 명분으로 노동력을 무상 혹은 저임금으로 이용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라며 “교육생의 법적 지위에 대한 기준을 세운 판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이어 “이번 사건의 본질은 교육이 아니라 사실상 사용자의 이익을 위한 ‘업무 수행’이었다는 점”이라며 “단순 채용 테스트를 넘어, 시용 근로계약 체결로 이어진 구조가 명확히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한 곳에서만 교육생 진정 사건이 5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생이라는 이름으로 실제 근로를 수행하면서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사례는 전국적으로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부당해고, 최저임금 미지급 등 교육생 제도 전반에 걸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중노위 판정이 향후 판례의 기준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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