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
극화의 시대, 사람들은 점점 17세기 때 홉스가 말한 ‘만인에 대한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로 몰리고 있다.이런 분위기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요즘 문화 각계에서 ‘힐링’이라는 게 테마라지만 마음만 위안한다고 우리의 불안감이 해결될까? 마피아 출신의 작가인 루이스 페란테는 강하게 고개를 내젓는다. 유명 저널리스트인 에드가 스노우는 “젊은 시절에 강도질을 해 본 사람이 강인한 성격과 목적의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랬다. 그는 십대 후반에 동네에서 절도를 시작해 국제적인 마피아 조직의 중간 관리자까지 올랐다. 그 대가로 결국 오랜 기간 감옥살이를 하긴 했지만 그 덕에 난생처음 독서광이 됐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그가 출소할 무렵엔 19세기 문학대가들의 소설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직접 글다운 글을 쓸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그 결과 중 하나로 나온 게 이 책이다. 무자비한 암흑세계에서 겪었던 경험은 합법적인 세상에서도 아주 유용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피아 보다 훨씬 질이 나쁜 인간들과 마주쳤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마피아 조직원들이 같은 조직에서 활동하는 누군가를 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의 삶은 약간 편해진다. 이와 반대로 대부분의 사업가와 은행, 신용카드 회사들은 모든 사람을 먹잇감으로 삼는다. 누가 더 나쁜 사람들일까?”
당신이 조폭이나 깡패, 마피아 등에 대한 편견만 버린다면 적어도 비즈니스 세계에선 그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실제로 전 뉴욕 시장이었던 루돌프 줄리아니는 “일부 마피아들은 범죄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아주 좋은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경험을 통해 이를 증명한다. 그는 예전에 사채업에도 손을 댔는데, 또박또박 돈을 갚는 사람이 있으면 이자율을 낮춰줬다고 말한다. 인간적으로 말이다. 허나 합법적인 세계에서의 회사들은 그렇지 않다. 채무자의 성실성은 무시하고 시세에 따라 이자율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를 따진 적이 있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이런 상황에 대해 조그만 글씨로 계약서에 다 쓰여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여기에 대해 “당신 귀에 속삭이면서 얘기했잖소”라고 말하는 것과의 차이점을 되묻는다.
우리의 통념을 뒤흔드는 그의 설명은 자연스레 글에 몰입하게 만든다. 그는 마피아 세계와 비즈니스 조직,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겹쳐놓으며 현실적인 교훈을 던진다. 대표적인 조언을 들자면 아래와 같다.
✔ 셋이서 나눈 비밀이 지켜지려면 둘이 죽어야 한다.
✔ 남의 장례식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것이 좋다.
✔ 대부분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 울타리 위에서 놀면 떨어지게 마련이다.
✔ 양키 스타디움을 지을 게 아니라 콘크리트를 납품하라.
✔ 세상에 법을 초월하는 존재는 없다.
✔ 자만심을 경계하라.
저자는 글 말미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마키아벨리의 조언은 정계나 재계에서 반짝하고 성공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나머지 부분에선 실패를 안긴다고 꼬집는다. 주위에 진정한 친구는 단 한 명도 없고 친척들마저도 적의에 차게 만드는 효과를 부른다는 설명이다. 대신 그는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인생의 목표를 둬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마키아벨리의 생각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루이스 페란테
전직 마피아다.
어렸을 때부터 강도를 전문으로 하면서 밑바닥 생활에 잔뼈가 굵었다. 미국 유명 마피아 조직인 감비노 패밀리에 몸담으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어느 날 동료를 밀고하지 않은 대가로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8년 반 동안이나 감옥에서 복역했다. 감방에서 처음 작가의 꿈을 꾸게 된 그는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 소양을 쌓았다. 출소 후 현재는 베일에만 가려져 있던 진짜 마피아 생활에 대한 글을 쓰면서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BEST 뉴스
-
[단독] 환율 미쳤다…미국 공항서 달러당 2100원에 거래 중
미국에서 1달러를 매입하려면 한화를 2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픽사베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LA LAX공항 내부 환전소에서 교민들이 달러를 구입할 ... -
김건희 ‘판도라 폰’ 공개되자… 도이치 공범 이준수 추적, 행방 묘연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가 공개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숨은 인물’로 지목돼온 56세 이준수 씨의 실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 -
올림픽대로 끝자락 ‘스테이지28’ 민간 표지판이 9개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올림픽대로의 끝자락을 달리다 보면 눈에 띄는 표지판이 있다. KB뉴스영상 화면 갈무리 출처=KBS ‘3차로로 진입하세요’라는 안내 바로 옆에 ‘스테이지28 방향’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분기점에도, 진입로에도, 측도에도 같은 표지판이 반복된다. 세어보니 ... -
가평 크리스탈밸리CC서 카트 추락…70대 근로자 사망
18일 오후 1시경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보리 소재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CC) 내 도로에서 작업용 카트가 5미터 아래로 추락해 70대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두 사람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 -
[단독] FDA에 이름 오른 '에이피알'… 'K-뷰티 신화'에 드리운 먹구름
에이피알(APR) 김병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메디큐브(Medicube)’로 대표되는 에이피알(APR)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에이피알을 이끄는 김병훈 대표는 ‘디지털 감각’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SNS 중심의 브랜드 확산 전략을 ... -
매크로 예매는 불법인데… 티켓베이는 왜 처벌받지 않나
티켓구매 (CG) [연합뉴스TV 제공] 프로야구와 인기 가수 공연 티켓을 자동 프로그램(매크로)으로 대량 예매해 되판 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입장권을 무더기로 예매한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초당 수백 회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