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하원 문제 제기한 ‘온라인플랫폼법’ 테이블서 제외
- 고정밀 지도 반출도 논의 대상서 빠져… 정부 “안보 문제 명확히 한 것”
한미 양국이 31일 전격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과 고정밀 지도 반출 문제 등 핵심 통상 이슈들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내 플랫폼 업계는 “당장 안도하긴 이르다”며 향후 정상회담 등 후속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번 협상에서 다뤄진 것은 상호관세 인하와 투자 및 에너지 구매에 집중됐으며, 그간 미국 측이 문제 삼아온 디지털 통상 이슈 상당수는 논의 대상에서 빠졌다. 특히 온플법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입법 동력이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온플법은 애초 미국 의회에서 먼저 문제를 제기했던 사안”이라며 “우리 정부 역시 협상을 앞두고 입법 절차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번에도 거론은 됐으나 실질 협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온플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공약 중 하나로, 대형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수수료 제한, 불공정 행위 금지, 계약 투명성 강화, 분쟁조정기구 설치 등을 골자로 한다. 21대 국회에서 한 차례 좌초된 뒤, 이번 정부 들어 재추진 움직임이 있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반발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달 초에는 미 연방 하원 소속 의원 43명이 트럼프 측 협상단에 한국의 온플법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며 또다시 논란이 가열되기도 했다. 업계는 “이번 관세 협상에서 빠졌다고 해서 법 자체가 무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후 논의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밀 지도 반출도 제외… “안보 문제 선 긋기 한 듯”
논란의 또 다른 쟁점이었던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 문제 역시 이번 협상에서 제외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도 반출 문제는 안보 이슈로 분류됐으며, 이번 협상과는 별개로 다뤄진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구글은 지난 2월, 국내에서 제작된 1대5천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겠다는 요청을 정부에 공식 제출했다. 이는 9년 만의 재요청이었다. 정부는 안보상의 이유로 반출을 유보하고, 내달 11일 결론을 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IT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도 반출을 안보 문제로 규정한 이상, 구글의 요청이 쉽게 받아들여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협상에서 이를 제외한 것은 명확한 선긋기”라고 해석했다. 구글 측은 “정부 결정만 기다리고 있으며, 아직 통보받은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에서 이미 공식 철회된 망사용료 문제 역시 이번 한미 협상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법적 분쟁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이슈였던 만큼, 미국 측이 해당 주제를 이번 협상에서 꺼내지 않은 데 대해 국내 통신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EU에서는 망사용료 논쟁이 실제 미국 빅테크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직접적 피해가 적어 협상 의제로 오르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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