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에서 발생한 880억원대 부당대출 사건이 경영진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지점은 내부에서 “부적절하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개설이 강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지점 개설을 승인한 임원 일부는 사건에 직접 연루됐고, 고위 임원의 가족이 부당대출 업체에 채용돼 수천만원의 급여를 받은 정황까지 드러났다.
지난 30일 뉴데일리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인천 한 지식산업센터 내 입점한 기업은행 지점에서 비롯됐다. 센터 실소유주이자 전직 기업은행 직원 A씨는 퇴직 후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들었고, 현직 심사역인 배우자와 여신심사센터 간부, 지점장 등과 공모해 7년간 총 785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았다.
A씨는 미분양 상태였던 센터 내 기업은행 지점 유치를 위해 고위 임원 B씨에게 개설을 청탁했다. 실무 부서에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B임원의 지시로 재검토 끝에 지점이 열렸다. 이후 B임원의 딸은 A씨 회사에 채용돼 약 67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골프 접대, 배우자 채용, 사모임 활동 등을 통해 인맥을 쌓았고 이를 기반으로 거액 대출을 끌어냈다. 사건의 핵심 지점이 임원 지시로 개설됐고, 간부 가족이 금전적 이익을 챙긴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 공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내부에서는 “실무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도 지점 개설이 강행됐다”며, 승인 과정이 고위층의 묵인 또는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A씨와 여신심사센터 간부 등 전·현직 임직원 9명을 기소했다. 기업은행은 관련자 70여명으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는 등 내부 대응에 나섰다.
사건의 여파는 경영평가에도 반영됐다. 기업은행은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으며 성과급도 기존 A등급(기본급의 180%)보다 낮은 150% 수준으로 책정됐다. 내부에서는 “경영진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성과급을 반납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 인사 조치로는 신뢰 회복이 어렵다”며 “김성태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고,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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