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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1명이 ‘91년치 마약류’ 처방… 식약처 “언제부터인지 몰라”

  • 박상현 기자
  • 입력 2025.10.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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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피뎀 1만4036정, 식욕억제제 1만9264정.

한 의사가 단 한 번에 처방한 마약류 의약품 규모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도, 해당 행위가 언제부터 반복됐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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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광주 북구을·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6월 16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 처방내역을 분석하던 중 한 의료기관의 비정상적 처방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 점검에 나섰다.


점검 결과, 해당 의사는 과거부터 졸피뎀과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 사용 보고를 하지 않아 재고량이 맞지 않자, 이를 맞추기 위해 본인 명의로 허위 처방을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환자 치료 목적이 아닌 ‘재고 맞추기용 허위 처방’이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이러한 행위가 언제부터 반복됐는지, 다른 기관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실제 환자에게 투약된 적이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식약처는 “수사 관련 사항이라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만 내놨다.


식약처는 사건 인지 약 3개월 후인 9월 10일에야 해당 의사를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 의뢰하고, 같은 날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는 ‘사후 수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졸피뎀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하루 1정, 4주 이상 복용이 금지된다. 식욕억제제 역시 하루 1정, 최대 4주 이내 사용이 원칙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번 처방은 졸피뎀 약 38년치, 식욕억제제 약 53년치에 해당하는 양으로, 총 91년치 분량이다. 약품의 실제 사용처나 유통 경로가 불분명해 불법 유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진숙 의원은 “한 의사가 수면제와 식욕억제제 등 마약성 약물을 수만 정 단위로 처방했다면 이는 개인 일탈이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의 붕괴”라며 “식약처는 언제, 어디서, 얼마나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르고 있다. ‘마통시스템’이 아니라 ‘마비시스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오남용 방지를 위한 핵심 장치인데, 식약처가 이를 방치해 허위 보고와 대량 처방이 가능했던 것은 중대한 직무유기”라며 “전국 의료기관의 마약류 재고 및 보고 실태를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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