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수의계약 체결 과정에서 의무인 현장 실사를 허위로 작성해 계약을 맺어온 사실이 드러났다. 출장 기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허위 보고서를 제출해 수백억 원대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을·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가 제출한 현장실사 보고서는 전체 979건 중 957건이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약 95%인 906건은 출장 기록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장 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체결된 수의계약 규모는 총 933억4000만원에 달한다.
관광공사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2200만원 초과 수의계약’ 체결 시 해당 업체를 직접 방문해 현장실사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내규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는 이 규정을 어기고, 몇 년 전 촬영한 사진을 돌려막기하는 식으로 보고서를 허위 작성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배 의원실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의 한 업체에 대한 10차례 현장실사 보고서에는 모두 동일한 사진이 사용됐다. 출장 기록이 남은 일부 사례에서도 이전 업체에서 받은 사진이나 카카오톡으로 전송받은 사진을 재활용한 정황이 포착돼, 허위 출장비 지급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관광공사는 지난해에도 퇴직자 배우자가 운영하는 업체와 약 26억 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맺어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업체는 설립 한 달 만에 공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했으며, 매출액 대부분이 공사 수의계약으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제출된 현장실사 보고서 역시 출장 기록이 없었고, 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은 실제 주소지(2층 빵집 건물)와 달리 4층 건물 사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관광공사가 허위 현장실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다수의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근태 기강 해이와 출장비 횡령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특정 계약이나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한국관광공사 전체가 수의계약 관리를 거짓으로 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개 절차나 입찰 없이 깜깜이로 진행되는 연간 800억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국민들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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