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거위털·오리털 패딩과 캐시미어 코트의 소재 함량을 실제보다 부풀려 광고한 온라인 의류 판매업체 17곳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경고 조치를 내렸다. 겨울철 고가 의류를 중심으로 ‘구스다운’, ‘덕다운’,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 명칭이 무분별하게 사용돼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5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온라인 의류업체 17곳에 대해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된 이랜드월드, 티클라우드, 아카이브코 등 3개사에는 시정명령이 내려졌고, 나머지 14개사는 경고 조치를 받았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구스다운·덕다운 패딩이나 캐시미어 코트를 판매하면서 실제 충전재·원단의 구성 비율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혼용된 제품임에도, ‘구스다운’, ‘덕다운’, ‘캐시미어 100%’ 등으로 표기해 소비자가 고급 소재 제품으로 인식하도록 광고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이랜드월드는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WHO.A.U)의 구스다운 패딩을 판매하면서 ‘구스다운(거위털 80% 이상)’으로 광고했지만,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은 거위털 함량이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해당 제품이 구스다운 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고급 소재인 것처럼 광고돼 소비자 오인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티클라우드와 아카이브코 역시 온라인몰에서 판매한 패딩류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솜털(다운) 함량이 75% 이상이어야 ‘다운’ 또는 ‘덕다운’으로 표시할 수 있음에도, 일부 제품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당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오리털 등 다른 조류의 털이 혼합된 제품을 ‘구스다운’으로 표기한 사례도 확인됐다.
경고 조치를 받은 업체들 가운데서는 캐시미어 코트의 소재 표기가 주요 쟁점이 됐다. 우양통상, 인디에프, 하이패션가람 등은 캐시미어가 소량만 포함되거나 혼방된 제품임에도 ‘캐시미어 코트’, ‘100% 캐시미어’ 등으로 광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캐시미어는 가격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함량을 정확히 표시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 선택을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핵심은 ‘기준 미달 제품의 고급 소재 둔갑’이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다운 제품은 솜털이 75% 이상이어야 하며, 구스다운으로 표기하려면 이 가운데 거위털 비율이 80% 이상이어야 한다. 캐시미어 역시 혼용 여부와 정확한 함량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이러한 기준을 지키지 않은 채 마케팅 문구로만 고급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조사 과정에서 공정위는 문제된 광고를 삭제·수정하도록 하고,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과 환불 등 소비자 피해구제 조치도 병행하도록 했다. 다만 개별 상품명이나 판매 페이지 원본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제재 대상은 특정 제품이 아니라 허위·과장된 표시·광고 행위”라며 “개별 상품 상세 정보는 소비자 혼란과 명예 훼손 우려를 고려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겨울 패딩과 코트는 소재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큰 대표적인 상품군”이라며 “소재 표시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정보인 만큼, 향후에도 온라인 패션 시장을 중심으로 거짓·과장 광고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중심으로 반복돼 온 ‘다운·캐시미어 논란’에 경고음을 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 경고에 그친 업체들도 향후 재적발될 경우 과징금 부과나 추가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브랜드와 유통 플랫폼 전반의 소재 표시 관행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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