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1(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전화 한 통화가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요동치게 할 줄은 몰랐다.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이런 기분을 맛볼 수 있을까. 학교를 마친 후 지난 3년은 암흑기나 다름없었다. 취업준비를 위해 주경야독하며 보낸 내 꽃다운 젊은 날의 시간들. 이제 그 긴 터널을 빠져 나온 느낌이다. 원했던 직장은 아니지만, 뜻밖의 행운에 모든 일상이 감사하다. 내 인생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지난 25일 로또 28억 ‘대박’ 당첨자 주아현(가명)씨의 얘기다.

주 씨는 평범하다.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저녁에는 학원을 다니는 꿈 많은 20대 후반의 취업 준비생이다. 그런데, 주 씨가 최근 인터넷에 올린 한 편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녀는 27일 국내 대표 로또복권 전문업체 사이트 당첨후기 게시판에 ‘547회 1등,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라는 제목으로 직접 작성한 글과 함께 로또 구매용지를 올렸다. 그 구매용지에는 나눔로또 547회 추첨(2013년 5월 25일)에서 나온 1등 당첨번호와 똑같은 번호가 줄지어 인쇄돼 있었다. 의심의 여지 없는 로또 1등 당첨이었다. 5명의 1등 당첨자 중 유일한 수동 당첨자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토요일 로또복권 업체와의 통화를 하며 로또 1등 당첨 사실을 안내 받았는데, 그날은 밤새 울음이 그치지 않아서 이제야 글을 쓰게 됐어요. 지금은 기분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너무 좋아서 현실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
 
취업준비와 함께 재미삼아 시작한 로또가 직장의 문턱에서 숱한 좌절감에 사로잡힌 한 젊은이에게 새로운 희망을 찾는 단초를 제공한 것. 더욱 놀라운 건 당첨금이 무려 28억3800만원.

로또복권 시작 3년간을 이번 당첨금으로 환산한 연봉은 9억4000만원 선이다. 지난 해 건강보험공단에서 밝힌 20대 직장 여성의 평균연봉이 2257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40배가 넘는 초고액 연봉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이 대박 당첨금을 놓칠 수도 있었다는 가슴 철렁한 얘기를 꺼냈다.

“그동안 제가 (바빴던 탓에)추천번호를 받으면 매번 동생에게 번호를 보내주고 동생이 항상 로또를 사다 주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날 토요일 아침에 동생과 다투게 된 거예요. 동생이랑 싸우면 서로 말도 잘 안 하거든요. 그래서 그날은 ‘그냥 내가 사야겠다’ 마음 먹었었는데 오후에 잠이 드는 바람에 로또를 사지 못할 뻔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저녁에 로또를 사다 주고 나가더라고요. 만약 그 로또를 못 샀더라면 어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렇다면 당첨금은 어디에 쓸까. 주 씨는 “아직 특별한 계획이 없지만 일단 저금해두고 가족들과 차차 상의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녀의 로또 1등 당첨후기는 네티즌들의 큰 반향을 이끌어 내고 있다.

후기를 읽은 네티즌들은 “진심이 느껴지는 글에 가슴이 찡하고 나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 순간의 떨림과 감격이 어땠을지 상상이 된다.”, “3년 동안 꾸준히 끈기를 가지고 도전한 노력과 정성이 하늘에 닿은 것 같다. 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동생이 정말 큰 일을 한 것 같다. 나도 그런 동생 있었으면 좋겠다. 함께 행운을 얻은 만큼 앞으로 다투지 말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는 등의 축하와 부러움을 전하는 동시에 담은 마음을 댓글로 표현하고 있다.

이 같은 결실은 주 씨가 한 로또복권 전문업체로부터 매주 추천번호를 받아 꾸준히 구매해 온 덕분이다.

해당 로또복권 전문업체 관계자는 “건전하게 즐기는 로또는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동시에,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서민들에게 일종의 희망이자 돌파구일 수 있다”면서 “주아현씨도 이번 행운이 앞으로의 도약을 위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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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 20대 여성 ‘연봉 9억 받다’… 로또 28억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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