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리(大理)는 쿤밍처럼 번화하고 깨끗한 느낌도 없다. 리지앙처럼 완벽한 옛 도시의 풍모도 없다. 하지만 이상한 매력이 있다.

99년 겨울 떠난 이곳 첫 여행에서 필자는 지독한 감기를 얻었다. 3일후 충칭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초죽음의 상태로 헤맸는데도 이 도시가 여전히 정감있는 것은 아마 뭔가 가까운 느낌의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리는 〈삼국지〉속 제갈공명의 능력을 보여주는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를 만들어낸 맹획과의 전투 현장이다. 소설 속에서 맹획은 동맹 세력으로 다양한 전투방식을 가진 세력들을 불러오는데 주변 소수민족이 그 모티브다.
또 동굴이나 이상한 강들이 나오는데 윈난의 독특한 강의 그 배경이다. 따리는 서부 윈난의 중부에 위치하고 해발 고도 1976m이다. 여기는 바이주(白族)를 위주로 한 소수 민족의 자치 지역이 있는 곳이다.
시의 상당 지역이 녹색의 삼도차(三道茶) 밭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따리 여행은 따리구청(大理古城 대리고성)에서 시작된다. 따리 남문은 따리구청의 표지이다. 새로 수리한 성벽에 올라서서 등 뒤에 창산을 두고 얼하이를 건너보면 아래로 따리구청을 굽어볼 수 있다.

따리구청은 대리국의 도읍지였을 때 축성된 것으로 남문과 북문을 중심으로 세워진 고택들이 매력 있다. 안에는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넘버 3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이곳에서는 오후 1시쯤에 출발하는 남조풍정도 상품을 운영하는 데 인기가 많다. 구청의 동쪽에는 충썽쓰산타(崇聖寺三塔)가 있다. 창산 잉러펑(應樂峰) 아래에 있는데, 따리구청에서 걷거나 마차를 이용하는 것 모두 좋다.
얼하이(洱海 이해)는 따리를 둘러싼 거대한 호수다. 호수 주변으로 따리시는 물론이고 싼타스(三塔寺) 등이 배치되어 있다. 얼하이에는 유람선이 있는데 한 사람이 80위안 정도이며, 바이주의 특산인 삼도차(三道茶)에 관한 연극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쓰고, 두 번째는 달고, 세 번째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진 삼도차는 차의 품질 자체는 높지 않아 가격은 그다지 비싸지 않다.
리지앙에서 후토샤 트레킹을 하지 않은 짧은 일정의 여행자라면 창산(蒼山) 트레킹을 권한다. 창산은 디엔창산(点蒼山)이라고도 불리고, 따리 관광지를 중심으로 얼하이와 마주하는 고산 지역이다.
무협 작가의 대부 진용(金庸)의 <천룡팔부>에서 링쮸펑(靈鷲峰)이 바로 여기다. 창산의 산허리를 따라 등산로가 하나 개발되었는데 따리구청의 북문 밖에 리프트가 있다. 리프트를 탄 다음 내려가서 두 개 방향을 모두 여행할 수 있다. 각기 방향을 돌아보는 데 하루씩 걸린다. 풍경은 모두 볼 만하며 한 개 방향만 선택하여 트레킹하면 된다.
글= 조창완 여행 작가/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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