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가수 바비킴 씨의 비즈니스석 티켓을 대한항공이 실수로 타인에게 제공해 벌어졌던 사태와 유사한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다. 이번엔 외항사에서 한국 고객이 발권한 일등석이 문제였다.
A씨는 지난 9월 영국 출장을 위해 인천-홍콩-런던 노선을 마일리지로 예약했다. 그가 예약한 건 홍콩을 거점으로 하는 영국계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의 마일리지 일등석 티켓이었다. 바비킴이 10년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대한항공을 예약하면서 자신의 마일리지 포인트를 차감해 비즈니스석으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한 것을 연상케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태풍이 홍콩국제공항을 덮치면서 홍콩-런던 구간이 결항됐다. 문제는 그 이후 항공사 측의 대처다. 캐세이퍼시픽 측은 결항 직후 대체편으로 “10일 뒤 같은 항공사 노선”을 제시했다. A씨 출장 일정상 선택할 수 없는 대안이었다. 현장에서 유상 항공권을 구매하려 했지만, z 캐세이퍼시픽의 항공권 판매 창구가 존재하지 않았다. 공항 직원조차 “전화나 온라인으로만 구매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태풍 여파로 고객센터는 사실상 마비 상태였다고 한다. 수십 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한 승객은 대기 순서에서 가장 뒤로 밀렸다.
현지 시스템도 엉망이었다. 현지 고객 응대에 답답함을 느낀 A씨는 한국 캐세이퍼시픽 카카오톡 상담창구에 4시간 넘게 구조 요청을 보낸 끝에, 출발 20분 전에서야 좌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현지 공항 직원의 시스템에는 ‘잔여 좌석 있음’으로 표시됐지만, 한국 고객센터에는 ‘매진’으로 나타났다. 시스템 불일치를 직접 사진으로 촬영해 증명한 다음에야 이코노미석 한자리를 90만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A씨는 방콕을 거쳐 도하를 경유해 런던에 도착하기까지 총 40시간이 소요됐다. A씨는 “일등석 승객이더라도 마일리지로 티켓팅하면 우선순위는 이코노미 승객보다 낮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례는 캐세이퍼시픽의 위기 대응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우선 천재지변 시 마일리지 항공권은 사실상 보호 대상에서 밀려난다. 둘째, 자사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해 타사 항공편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도 케세이퍼시픽은 동일 항공사로만 제한돼 선택지가 극도로 좁다.
셋째, 여행자 보험도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태풍으로 인한 결항 이후 대체 항공권을 직접 구매했지만, 여행자 보험은 항공권 비용을 A씨에게 보상하지 않았다. 보상 대상은 장시간 대기로 인한 식비·숙박비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항공 업계 전문가들은 “마일리지 제도를 ‘충성 고객 보상’이라고 포장하지만, 정작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후순위로 밀리는 승객”이라며 “마일리지 승객 보호 기준과 공항 현장 대응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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