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류 판매·안전 관리·매점 부족 논란
- “물고기도 안 잡혀” 공식 게시판 불만 쇄도
지난 2월 1일 막을 내린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를 다녀온 방문객들 사이에서 “해가 갈수록 장사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한겨울 대표 체험형 축제로 자리 잡았지만, 올해는 안전 관리, 편의시설, 상품권 운영, 어획 체감도까지 곳곳에서 불만이 제기되며 축제의 명암이 엇갈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천어축제는 23일간 열렸고, 올해 방문객은 18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큰 대표 겨울 행사로 꼽히지만, 방문객이 주말에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 현장 운영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얼음판 위 주류 판매…“미끄럼 위험 구간과 뒤섞여”
얼음낚시 구역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얼음판 주변에서 주류가 판매됐다. 얼음 위는 구조적으로 미끄럼 사고 위험이 큰 공간인데도 술 판매가 이뤄진 점을 두고 “안전 관리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방문자는 “얼음판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뻔한 사람이 계속 나왔다”며 “이런 환경에서 음주가 가능하도록 운영하는 건 부적절해 보였다”고 했다.
안전 인력 배치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출입구 계단 쪽에서 관리 인원 두 명이 조심하라고 안내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고령자였고, 전문 안전요원은 눈에 띄지 않았다”며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충분히 배치됐다는 설명과 달리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 180만명 몰렸는데 매점은 ‘천막 한 동’…아이들 뜨거운 음식 서서 먹어
먹거리·휴식 시설 부족도 도마에 올랐다. 잡은 산천어를 회로 떠주는 ‘회센터’ 천막 외에 일반 매점은 20평대 규모 천막 한 동뿐이었다는 게 방문객들의 설명이다. 낚시에 실패한 방문객과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매점으로 몰렸지만 앉을 공간이 부족해 서서 식사를 하거나 음식을 들고 밖으로 이동해야 했다는 것이다.
겨울 축제 특성상 판매 음식도 어묵, 우동, 컵라면 등 뜨거운 메뉴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린이들이 서서 먹기에는 위험해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방문객은 “아이들이 뜨거운 국물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불안해 보였다”고 했다.
◆ “상품권 줬지만 쓸 곳이 없다”…사용처 제한에 불만
입장권과 함께 제공된 5000원 교환권 운영 방식도 혼선을 낳았다. 입장료는 성인 1만5000원, 초등학생 1만원인데, 교환권은 현장 매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일부 특산물 판매 부스에서만 사용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부스의 상품 종류와 수량이 충분하지 않아 실질적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불만이 나왔다.
한 이용객은 '화천 산천어축제와 달리 연천 썰매축제는 상품권이 매점에서 사용가능했고, 매점이 수용인원 수에 맞는 크기로 설치되 운영되었다. 이익단체라기 보다 이용자 편의를 위한 시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산천어 축제는 이와 대조됐다"고 밝혔다.
제2·제3 행사장에 대한 안내 부족도 지적됐다. 한 방문객은 “길 안내가 부족해 찾기 어려웠고, 교통 정리 요원들이 진입만 통제했을 뿐 실질적인 안내는 받기 어려웠다”며 “주말에는 담당 부서와 통화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차 문제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또 다른 방문객은 “주차 공간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도로가 주차장처럼 변해 길이 길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며 “안내 요원들도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듯했다”고 했다. 그는 “지역을 알리는 축제라기보다 영업을 당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 “물고기가 안 잡힌다”…공식 게시판에도 조황 불만
체험 축제의 핵심인 얼음낚시 조황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축제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예년에 비해 물고기가 현저히 덜 잡힌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작년에는 못 잡은 사람들이 나갈 때 두 마리씩 나눔을 받아 갈 정도였는데 올해는 그런 여유도 없었다”며 “주변에 물고기 봉투를 든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누군가 한 마리 잡으면 주변에서 같이 환호할 정도였다”는 반응도 있었다.
10년 넘게 방문했다는 이용자는 “올해처럼 전체적으로 마릿수가 떨어진 적은 처음”이라며 “산천어 크기도 예년보다 작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상 차 있던 나눔통이 비어 있는 것도 처음 봤다”고 했다.
방류량 부족을 의심하는 글도 이어졌다. 한 방문객은 “입장료를 받는 만큼 인원 대비 방류 물량을 맞추거나, 물량이 부족하면 입장 인원을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 지역 효자 축제의 그늘…“규모만큼 운영도 정교해야”
산천어축제는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겨울 대표 축제로 성장했다. 숙박·음식·관광 소비를 유발하는 ‘지역 효자 행사’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방문객이 급증한 만큼 안전, 편의, 체험 품질 관리도 그에 맞춰 정교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최 측은 그동안 안전 인력 배치와 산천어 방류를 계획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다만 현장 체감과 이용객 평가가 엇갈리는 만큼,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함께 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축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흥행’과 ‘신뢰’ 사이 균형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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