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밀한 관계의 남성이 살해한 여성, 언론보도 통계로만 최소 88명
작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88명,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196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피해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인이 중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은 경우도 최소 33명에 달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작년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분석한 결과다.
이는 언론에 보도된 최소한의 통계이기 때문에 실제로 언론에 알려지지 않는 사건을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의 주변인 33명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했다는 조사결과를 보면 가해자의 폭력이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여성 이외에도 그 여성과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는 사람에게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분석을 보면 주변인 중 피해 여성의 자녀에 대한 피해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피해 여성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미성년의 자녀를 납치하거나 살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를 통제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가해자가 진술하는 범행 동기를 살펴보면, 피해 여성이 ‘이혼이나 결별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의 재결합 및 만남 요구를 거부해서’가 58명(29.6%),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 등 이를 문제 삼아’가 25명(12.8%), ‘자신을 무시해서’ 17명(8.7%), ‘성관계를 거부해서(성폭력)’ 3명(1.5%)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말을 듣지 않았거나 가부장적인 성역할을 벗어나는 등 남성인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났을 때 남성은 이 여성을 ‘죽여도 된다’는 인식이 반영된 범행 동기이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전체 피해자 중 37명은 가해자의 살해행위 전에 스토킹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가해자들은 집요하게 만남과 재결합을 요구하며 피해자를 스토킹하였으며, 이는 살해행위로 이어졌다. 스토킹범죄 피해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주변인까지 확대되고 있다.
스토킹범죄는 살인에 이르게 하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입법의 공백과 수사기관의 인식 부족으로 피해자들은 자유로운 생활 형성을 침해받으며 생명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과 여성살해의 문제 해결을 도외시하는 동안 매년 수백 명의 여성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가정폭력처벌법 목적조항 개정, 스토킹처벌법 제정 등 여성의 생존권과 직결된 중요한 법안은 수 십 년간 국회에서 발의와 폐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9년 12월에 시행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을 통해 국가 통계 구축을 위한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 측은 "국가는 여성살해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해석하여 여성폭력 관련 정책 전반을 되돌아보고 전면 쇄신해야 할 때이다.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임을 이번 총선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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