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2명 중 1명만이 법이 보장한 유급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는데 정규직·대기업·고임금노동자가 비정규직·5인미만·저임금노동자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거꾸로 ‘유급연차휴가가 없다’는 응답은 5인미만(54.0%)과 비정규직(43.8%)에서 높게 나타났다. 직장인 12.8%가 ‘유급연차휴가 신청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었는데, 거부당한 이유가 ‘회사 운영에 막대한 지장’ 때문이었다는 응답은 42.2%에 불과했다.
직장인 73%는 ‘막대한 지장’이 없는데 유급연차휴가 사용을 거부하면 2년 이하 징역 등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정부는 5인미만 사업장에도 연차휴가를 부여하고, 근로기준법 60조 위반 사업장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노조는 직장인들이 법이 보장한 휴가를 자유롭게 쓰도록 2025년 새해 ‘연차 독립’(내 연차 내 맘대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직장갑질119온라인노조(위원장 박성우, 이하 온라인노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9월 2일부터 10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회사나 부서에서 유급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그렇다’는 응답이 50.1%, ‘아니다’ 26.3%, ‘유급연차휴가가 없다’ 23.6%로 나타났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유급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정규직(62.8%) 비정규직(31.0%), 사무직(65.0%) 생산직(39.6%) 서비스직(29.3%), 공공기관(58.2%) 300인이상(57.1%) 5인미만(25.9%), 월500만원이상(62.9%) 월150만원미만(25.0%)에서 2배의 차이를 보였다. 거꾸로 ‘유급연차휴가가 없다’는 응답은 5인미만(54.0%), 비정규직(43.8%), 서비스직(41.0%), 월150만원미만(52.7%)에서 높게 나타났다.
회사나 부서에서 유급연차휴가 신청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있다’는 응답이 12.8%, ‘없다’는 응답이 87.2%였다.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n=128)들에게 거부당한 이유가 회사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기 때문인지를 물어본 결과, ‘그렇다’는 응답이 42.2%에 불과했다.
유급연차휴가를 휴가 당일이나 휴가 전날에 신청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그렇다’는 응답이 45.8%로 나타났는데, 정규직(53.8%)과 비정규직(33.8%), 노조원(57.0%)과 비노조원(44.4%), 공공기관(57.1%)·대기업(57.6%)과 5인미만(29.3%), 월500만원이상(65.9%)과 월150만원미만(28.4%)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회사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지 않는데 연차휴가 사용을 거부하면 사용자에게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이 27.0%, ‘모르고 있다’는 응답이 73.0%로 나타나 직장인 3/4이 ‘연차휴가 자유이용권’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에는 ‘회사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없을 경우 노동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유급연차휴가는 ‘사장님 선물’이 아니라 국가가 보장한 ‘내 노동의 권리’다. 따라서 유급연차휴가는 회사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없다면 당일에도 낼 수 있고, ‘빨간날’에 붙여서 길게 사용해도 된다. 연차휴가 사유를 적을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러나 직장갑질119와 온라인노조에 들어온 사례를 보면 연차휴가 부여가 마치 사용자의 권한인 양 갑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 5인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휴식권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5인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과 근로기준법 60조 위반 사업장 처벌 강화를 통해 직장인들의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 온라인노조는 직장인 1000명 설문조사와 조합원 의견 수렴을 거쳐 ‘내 연차 내 맘대로’, ‘칼퇴’, ‘퇴근 후 연락 금지’, ‘반말 금지’, ‘회식문화 개선’, ‘프리랜서 말고 근로계약서 쓰기’ 등 모든 일터에 공통되고 관심이 높은 직장 개선 의제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노조 교육팀장인 박상희 노무사는 “연차휴가는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근로의무를 면제해 줌으로써 노동자로 하여금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케 하는 동시에 노동자의 사회적·문화적 생활을 충분히 보장하려는 것이다. 휴가는 노동자의 권리이므로 원칙적으로 노동자의 청구가 있는 시기에 발생한 휴가 일수 내에서 청구한 만큼 주어야 한다. 5인미만, 비정규직들에게도 하루빨리 연차휴가를 규정한 법규정을 적용하고, 사용자의 임의적인 연차휴가 사용거부에 대한 관리감독 규제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BEST 뉴스
-
[단독] 환율 미쳤다…미국 공항서 달러당 2100원에 거래 중
미국에서 1달러를 매입하려면 한화를 2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픽사베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LA LAX공항 내부 환전소에서 교민들이 달러를 구입할 ... -
김건희 ‘판도라 폰’ 공개되자… 도이치 공범 이준수 추적, 행방 묘연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가 공개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숨은 인물’로 지목돼온 56세 이준수 씨의 실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 -
가평 크리스탈밸리CC서 카트 추락…70대 근로자 사망
18일 오후 1시경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보리 소재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CC) 내 도로에서 작업용 카트가 5미터 아래로 추락해 70대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두 사람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 -
[단독] FDA에 이름 오른 '에이피알'… 'K-뷰티 신화'에 드리운 먹구름
에이피알(APR) 김병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메디큐브(Medicube)’로 대표되는 에이피알(APR)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에이피알을 이끄는 김병훈 대표는 ‘디지털 감각’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SNS 중심의 브랜드 확산 전략을 ... -
매크로 예매는 불법인데… 티켓베이는 왜 처벌받지 않나
티켓구매 (CG) [연합뉴스TV 제공] 프로야구와 인기 가수 공연 티켓을 자동 프로그램(매크로)으로 대량 예매해 되판 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입장권을 무더기로 예매한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초당 수백 회 클릭... -
매출 3억 원 하렉스인포텍, 2조8천억 홈플러스 인수?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 인수전에 ‘하렉스인포텍’이라는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억 원에 불과하고, 직원 수도 20명 남짓한 소규모 비상장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2조8천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내세우며 홈플러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