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 스크랩스 울리고 세트 스코어 3대2 승리 ‘국제전 명수’ 입증
- 12일 젠지와 결승… 앞서 브래킷 승자조 3라운드도 3대2까지 혈전
- 5대양6대주 팬들 일치단결 목소리로 T1 응원… 문현준 “팬들 덕분”

사실상 세계 최강의 기량을 자랑하는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 소속 팀끼리 또 한 번 내전을 치르게 됐다.
11일 오후 5시(이하 현지 기준)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시작된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패자조 4라운드에서 T1이 중국 대표(LPL) 애니원즈 레전드를 세트 스코어 3대2로 제치면서 결승에 최종 진출했다.
앞서 지난 9일 젠지가 승자조 3라운드에서 T1과 5세트까지 가는 혈전 끝에 결승 무대에 선착했다. 이로써 젠지와 T1은 방어 대 설욕이라는 다른 명제를 갖고 재대결을 벌이게 됐다.
당초 T1이 애니원즈 레전드를 3대0으로 가볍게 물리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흐름으로 전개됐다. 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애니원즈 레전드는 거침없는 공격으로 T1과의 한타 싸움에서 주도권을 쥐고갈 정도로 예상 밖 선전을 거듭했다.
실제 T1은 첫 세트부터 아타칸에서 스틸을 허용하고 26분 바론 한타에서 대패하면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두 번째 세트 들어 초반부터 일방적인 역습을 감행하면서 23대4로 압승했다. 반격이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3세트에는 애니원즈 레전드가 다시 앙갚음에 성공했다. ‘타잔’ 이승용이 특급 원맨쇼를 펼치면서 T1은 흐트러졌고, 16분경 한타에서 대패를 당하자 벼랑 끝으로 몰렸다. 21분이 지나고 봇 1차 타워에서 전개된 한타에서도 4데스를 추가로 허용하면서 전의를 상실했다. 이후 본진 앞 한타에서도 대패하면서 넥서스를 잃고 말았다.
불리한 상황에서 4세트를 직면한 T1은 기적 같은 연출을 성사시켰다. 10분대 중반까지 킬 스코어 3대8로 밀리면서 짐을 싸야 하는 순간에 처했지만 T1은 역시 ‘국제전의 명수’였다.
24분 아타칸 경합에서 ‘오너’ 문현준이 천금같은 가로채기로 T1은 대대적인 반격의 칼을 휘둘렀고, 2킬을 더해 한타에서 대승하면서 분위기를 돌렸다. 곧장 10대9로 킬 스코어를 역전하면서 실버 스크랩스를 울려퍼지게 했다.

마지막 5세트는 T1의 처절한 복수가 깃발을 들어올렸다. 5대양 6대주에서 온 팬들의 “Let’s go, T1!”이라는 일치단결된 함성이 퍼시픽 콜리세움 안 거의 모든 좌석에서 쏟아지면서 T1은 가혹할 만큼 애니원즈 레전드를 짓밟았다.
22분까지 무려 17대1이라는 킬 숫자로 목을 조였고, 라이엇 게임즈가 마련해준 기자실에서조차 “Oh, my God!”이라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중국계 미디어들은 아예 자리를 떴다. T1은 조직력과 한타 싸움에서 모두 압도하면서 마침내 29대5라는 확연한 실력차로 경기를 끝냈다.
한편, 젠지와 애니원즈 레전드가 맞붙는 대망의 결승전은 12일 오후 5시로 잡혀 있다. ‘오너’ 문현준은 “멀리에서 온 팬들의 응원 덕분에 이렇게 5세트까지 가면서 승리한 것 같다”며 “젠지와 결승에서도 이런 힘찬 응원이 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밴쿠버(캐나다)=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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