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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없으면 공항도 못 간다”… 경기도 공항버스 ‘불친절 행정’

  • 김세민 기자
  • 입력 2025.10.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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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석제 명분에 ‘앱 필수 예매’ 강요… 현장 결제 불가·안내 부재로 혼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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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8843번 심야 공항버스 차량 [경기도 제공. 연합뉴스]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매달 1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있지만, 정작 경기도의 공항버스는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좌석 안정성과 정시성을 높이겠다며 도입된 지정좌석제가 오히려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불편을 주며 ‘불친절한 교통 행정’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정류장에 제시간에 도착해도 “예약이 없다”는 이유로 빈 좌석이 있어도 탑승이 불가능하다. 현금, 교통카드, 해외 발행 신용카드 결제도 대부분 막혀 있다.


비행 출발을 앞둔 승객에게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탑승 지연과 항공편 놓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다.


“앱 안 깔면 못 타는 버스”… 관광객은 물론 노년층까지 불편 호소


서울 시내 대부분의 공항버스가 여전히 현장 결제 가능한 자유석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경기도 일부 노선은 ‘시외버스형 공항버스’로 분류돼 전용 앱 ‘버스타고(Bustago)’ 사전 예매가 의무화됐다.


탑승 전 반드시 앱 설치 → 회원가입 → 결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외국인 관광객,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 급히 출국하는 출장객에게 사실상 진입 장벽이 된다.


이 제도는 2016년 일부 노선에서 시범 도입된 뒤, 2019년 안양·수원권으로 확대되며 현재는 경기도 전역으로 확산됐다.


도입 당시 명분은 “혼잡 완화와 서비스 품질 향상”이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앱 설치를 몰라 탑승하지 못했다”, “빈자리가 있는데도 예약이 없다며 거부당했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빈자리 있는데도 거절”… 온라인엔 불만 폭주


지역 커뮤니티와 블로그에는 불만 사례가 쏟아진다. “서현역에서 공항 가려다 기사님이 예약 없으면 못 탄다고 했다.” “정류장엔 예약 안내문이 없고, 앱이 뭔지도 몰랐다.” “빈 좌석이 있는데도 현금 안 된다며 거절당했다.” “해외카드 결제가 안 돼 친구가 대신 예약해줬다.” “어머니가 혼자 공항 가시려다 결국 못 타셨다.” 등 사례는 다양하다.


실제 후기 분석에 따르면 불만 사유 중 ‘예약제 안내 부족’이 40%, ‘결제수단 제약’이 25%, ‘앱 불편’이 20%를 차지한다.


일부 이용자는 “비회원 예매가 불가능해 가입 단계에서 포기했다”거나 “앱으로 예약했는데 현장 단말기에서 인식되지 않아 기사와 실랑이를 벌였다”고 밝혔다.


안내도 결제도 ‘불통’… “외국인은 백 퍼센트 못 탈 것 같다”


정류장이나 공항 터미널 어디에도 ‘사전예약 필수’ 안내문이 없는 점도 문제다.


이용자 대부분은 “공항버스는 시간 맞춰 타면 되는 줄 알았다”는 상식으로 움직였다가 현장에서 승차 거부를 당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실제 후기에는 “외국인은 백 퍼센트 못 탈 것 같다”는 표현까지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좌석제 자체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현장 발권·다국어 안내·해외결제 지원 같은 최소한의 접근성을 갖추지 못한 제도는 실패한 행정”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이 제도는 외국인뿐 아니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내국인, 노년층, 단기 출장객 등 모두를 소외시키고 있다.


경기도는 관광객 유치를 강조하며 각종 편의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공항으로 향하는 기본 교통부터 불편한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온라인 후기에는 “공항버스 타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결국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실패다. 앱 하나에 종속된 예약 시스템은 행정 효율을 높였을지 몰라도, 이용자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스마트 교통’이 아니라 ‘불친절 행정’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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