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진해신항 건설 현장에서 DL이앤씨 하청 근로자가 바다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 가운데 안전예산 집행 규모가 최상위권임에도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투자 대비 현장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사고는 월요일 오전 부산 진해신항 남측 방파안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방파제 구조물 설치 작업 중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작업선 인근 해상으로 추락해 구조대가 긴급 투입됐으나 끝내 숨졌다. 현장을 촬영한 영상과 지역 방송 보도에 따르면 해경과 구조대가 선박을 동원해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DL이앤씨는 사고 직후 “정확한 원인 규명 전까지 관련 공정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자체 조사팀을 꾸려 현장 안전 절차 준수 여부와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또한 즉시 사전 조사에 착수했으며, 근로자 사망을 수반한 중대산업재해인 만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 위험 작업 통제, 하도급 관리 실태 등을 중심으로 조사하고 법 적용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DL이앤씨가 그동안 안전 관리 투자를 대폭 확대해왔음에도 유사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DL이앤씨는 최근 수년간 안전 관련 비용으로 수천억 원을 집행하고 안전 전담조직을 확충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하청·협력업체 현장에서 추락·익사 등 인명사고가 꾸준히 발생해왔다. 전문가들은 “예산 투입만으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고, 실제 작업 단계에서의 통제력과 책임 체계가 핵심”이라며 “대형사일수록 하도급 구조가 복잡해 안전 사각지대가 생기기 쉽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동계는 이번 사고 역시 “예견된 참사”라고 규정한다. 한 노동단체 관계자는 “항만·토목 현장에서 추락·협착·익사 사고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안전 최우선’을 외치지만 하청 구조, 공정 압박, 위험 작업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사망한 근로자와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경찰·노동부와 협조해 사고 원인을 투명하게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와 노동계에서는 “수천억 원을 쏟아붓는 안전투자가 실제 현장 시스템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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