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2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청각 장애인은 의사소통에 또 다른 장애물이 생겼다. 주로 상대방의 입 모양에 보면서 수어로 의사소통을 하던 청각장애인은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예전에 비해 매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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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관 소속 사회복지사가 지난 4월 한 장애인의 건강을 상담하고 있다. 사진출처=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장애인의 고충은 더 심화됐다. 지난해 3월 제주에서 발달장애인과 어머니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몇개월 뒤 6월 광주에서도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를 둔 어머니가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는 비통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2월에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50대 여성이 한 대학 주차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생활양식도 송두리째 바꿨다.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장애인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 왔을까? 최근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사업팀이 장애인의 코로나19 경험과 문제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에 취약한 장애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삶의 변화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장애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일상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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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코로나19 발생 전후 삶의만족도를 변화 추이. 자료출처=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조사를 진행한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에 따르면 응답자 중 장애인 14.7%가 코로나19 이후 건강이상으로 고통을 겪거나 건강이 악화된 비율이 비장애인보다 4.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6일까지 4주간 장애인, 비장애인 3453명을 대상으로 진헹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또한 진료를 받은 비율은 장애인 36.8%, 비장애인 52.5%로 장애인의 진료 비율이 비장애인보다 15.7% 낮게 집계됐다. 장애인에게 발생하거나 더욱 악화된 질환으로는 근골격계 질환(36.6%), 정신 질환(27.3%), 당뇨병(10.1%) 순이었다.


정신건강을 묻는 항목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매우 많이 걱정한다고 장애인 응답자 41.6%가 답했다. 이는 비장애인보다 2.2배 높은 응답 비율이다. 수면시간이 ‘많이 감소했다’는 비율도 5배 높았다. 외로움이나 불안, 우울감을 ‘매우 많이 느낀다’고 답한 비율도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이 평균 1.9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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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원사가 돌봄서비스 대상자 가정에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성민원

 

돌봄서비스에 대해서는 전체 장애인 중 32%가 돌봄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돌봄서비스를 받는 장애인 중 18.2%는 코로나19로 돌봄서비스가 중단됐던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돌봄서비스가 중단되고 어려웠던 점으로는 ‘가족의 돌봄부담이 늘어남’(58.7%), ‘외출이 어려움’(36.4%), ‘식사준비 어려움’(25.9%) 순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에 관한 조사에서는 ‘매우 불만족’ 비율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장애인은 11%, 비장애인은 9%로 3.5배, 2.1배 각각 증가했다. 코로나19 전·후 삶의 만족도가 줄어든 비율로 보면 장애인(44%)이 비장애인(34.6%)보다 1.3배 높았다. 대체적으로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삶의 만족도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출 시 위험 인지 및 예방수칙 준수를 묻는 항목에서는 외출 시 ‘매우 위험’하다고 느끼는 비율에서 장애인(35.6%)이 비장애인(11.5%)보다 3.1배나 높게 나타났다. 예방수칙 준수율은 장애인 88.2%, 비장애인 87.1%로 집계돼 전체적으로 예방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 걸로 파악됐다. 장애인의 예방수칙 준수율이 가장 낮은 항목은 ‘소독하기’, ‘거리유지하기’, ‘눈·코·입 만지지 않기‘ 순이었다.


자가격리 경험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장애인의 자가격리 경험률은 6.2%였다. 자가격리 시 어려웠던 점으로는 ‘답답함’(48.5%), ‘코로나19 확진의 두려움’(35.0%), ‘우울감’(22.7%) 순으로 답했다.


코로나19 관련 정보 습득으로는 장애인의 22.4%는 코로나19 관련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정보를 찾는 방법을 모름’(46%), ‘이해하기쉬운 그림, 영상을 통한 안내 부족’(35%), ‘수어통역 미비와 화면해설 서비스 부족’(23%) 순이었다.

 

돌봄서비스 연계 사업을 하고 있는 장선미(41)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장애인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비영리단체들은 비대면수업 등을 통해 장애인들이 사회와 끈을 놓지 않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너무 역부족"이라며 "일부 장애인들은 비대면으로는 돌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거의 모든 지원을 단절한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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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장애인 삶의 만족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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