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의 기운으로 힘차게 출발했던 계묘년, 어느덧 1분기가 지나갔다.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토, 일 총 22일 동안 경마가 시행됐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경마공원에도 벚꽃의 계절이 찾아왔다. 새해부터 쉼 없이 달려오며 첫 1분기를 빛낸 서울경마의 주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기수] 안토니오 vs 김용근 기수의 2파전, 22승으로 다승(多勝) 공동 1위
2023년 새해 첫 경주와 첫 1등급 경주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김용근 기수가 1월 300승을 돌파한 안토니오 기수와 함께 1분기 다승 1위에 올랐다. 새해 벽두부터 기세가 심상치 않았던 두 기수는 1월 말 나란히 다승 1위에 올라섰다가, 2월부터는 김용근 기수가 안토니오 기수를 앞질러 나갔다. 그 후 김 기수가 3월 3주까지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단독 1위를 지켜왔지만 3월 마지막 주에 안토니오 기수가 3승을 몰아치면서 공동 1위를 허용했다. 김용근 기수는 지난 3월, 올해 다승 비결에 대해 “일단 좋은 말들을 많이 탔고 인기도에서 떨어지는 말들도 잘 타줘서 행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 마침 문세영 기수도 1월부터 부상으로 기승을 많이 못한 것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4월 첫 주부터 2승을 추가하여 현재 872승을 기록 중인 김 기수는 올해 900승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사실 승률까지 감안하면 안토니오 기수가 현재 서울경마 기수 중 단독 1위다. 김용근 기수 승률이 22.7%인 반면, 출전횟수가 조금 더 적은 안토니오 기수의 승률은 23.4%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출신 안토니오 기수는 브라질, 싱가포르에서 활약해오다 6년 전 한국에 왔으며, 그 후 2018년 서울경마 최다승 달성, 2019년 그랑프리 대상경주 우승 등 베테랑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왔다. 올해는 1월 초부터 300승을 거머쥐며 기분 좋은 새해를 시작했고, 3월에는 무려 30%의 승률을 기록하는 등 최정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19일 ‘경마 대통령’ 박태종 기수의 한국경마 최초 통산 2200승 돌파 소식도 빠질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올해 57세의 노장이지만 그가 가는 길마다 새로운 기록이 탄생할 만큼 한국경마의 전설로 통하는 박태종 기수는 2200승 경주 직후 오히려 담담하게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겸허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조교사] 박종곤 조교사 다승 1위 vs 이준철 조교사 승률 1위
조교사 중에서는 ‘라온’ 시리즈를 전담하고 있는 박종곤 조교사가 1분기 다승 1위에 올랐다. 작년 ‘라온퍼스트’, ‘라온더파이터’ 등 스타경주마들이 대상경주 8개를 휩쓸며 총 43회 우승을 이끈 박종곤 조교사는 2022년 최우수 조교사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올해도 흥행보증 수표인 ‘라온’ 시리즈 경주마들이 선전하면서 15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승률 기준으로 보면, 이준철 조교사가 승률 22%(50전 11승)로 정상에 올랐다. 이준철 조교사는 23년의 기수생활을 마치고 2021년 7월 처음 조교사로 첫 발을 뗀 새내기 조교사지만, 데뷔 첫해부터 높은 승률을 기록하더니 2022년 승률 2위에 올라섰고, 현재는 승률 1위로 무섭게 달려 나가고 있다. 데뷔 3년차인 올해는 첫 대상경주 우승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 조교사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 [마주] ‘어마어마’하고 ‘와우와우’한 한 해가 기대되는 나스카 마주 다승·수득상금 1위
올해 1분기 가장 많은 상금을 가져간 마주는 누굴까? 작년 한 해 ‘어마어마’와 같은 경주마들의 활약을 통해 다승 공동2위를 기록한 ㈜나스카 법인마주는 올해 경주마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1분기 다승 1위, 수득상금 1위(약 3억4천만 원)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첫 대상경주였던 ‘세계일보배’에서는 강력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와우와우’가 깜짝 우승 선물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제 막 3세에 접어든 ‘울트라갤럭시’와 ‘폴인러브’도 올해 출전한 경주를 모두 휩쓰는 등 신예들의 강세도 한몫했다.
손천수 마주와 함께 1분기 다승 공동2위의 우태율 조교사 마방에서는 ‘아르고리치’, ‘아르고스마일’ 등 ‘아르고’ 시리즈의 활약이 빛났다. 이 경주마들 역시 올해 3세가 된 어린 말들이기에 앞으로 더욱 일취월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 다음 ‘라온’ 시리즈의 아버지 손천수, 손광섭 마주가 각각 공동2위와 3위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손천수 마주의 경우 이미 스타마 반열에 오른 ‘라온더파이터’, ‘라온퍼스트’, ‘라온더스퍼트’ 등을, 그리고 손광섭 마주의 경우 ‘라온자이언트’, ‘라온포레스트’ 등 3세 신예마들 위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다승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마주들의 경우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3세마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첫 번째 분기를 보냈다.
과연 지난 3개월 동안 최상위권 성적을 보여준 서울경마 기수, 조교사 마주들이 올해 말까지 정상을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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