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 자동차 푸조는 국내에선 생소한 편이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자동차 제조사다. 자동차 제작은 1889년, 창업자의 손자인 아르망 푸조가 주도했다.
무엇보다 푸조는 '포효하는 사자'의 엠블럼으로 유명하다. 사자가 엠블럼이 된 이 이유로는 창립자 푸조의 고향인 벨포르(Belfort)를 상징하는 동물이 바로 사자였기 때문이라는 설과 원래 철강회사였던 푸조의 주력 제품이 사자의 이빨을 연상하게 하는 톱니 제품을 생산해왔기 때문이라는 설이 공존한다.
여담이지만 푸조의 '포효하는 사자' 엠블럼은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라니스터 가문을 떠오르게 한다. 칠왕국 중 하나인 이 가문의 진홍 바탕의 깃발에는 푸조의 사자와 비슷한 금빛 문양의 사자가 그려져 있고 가문 역시 '나의 포효를 들으라(Hear Me Roar)'이다.
이 왕국은 칠 왕국 중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했으며 주요 등장인물 역시 강인함과 함께 섬세한 면모를 갖춰 극의 흐름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번에 시승한 ‘푸조 3008 SUV’ 역시 라니스터 가문의 인물 캐릭터처럼 강인함과 동시에 섬세한 디테일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 이번 시승기의 골자다.
주행성능을 보면 작지만 큰 힘을 내는 강인함이 돋보인다. 고작 1.2 퓨어테크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SUV 차량이 부드러운 주행감을 갖는다는 것은 상식 그 이상이다. 주행감의 디테일은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수많은 옵션이 주어진다. 우선 세 가지의 일반 드라이브 모드가 있는데 스포츠 모드는 '팍팍' 차고 나가는 힘을 보여주고, 표준 모드는 정주행 느낌이며, 에코 모드는 한 끗발 더딘 부드러운 텐션감을 준다. 이렇게 세 가지 일반 주행 모드에 눈(Snow), 진흙(Mud), 모래(Sand) 모드 등 다양한 노면에 대응할 수 있는 그립 컨트롤 모드까지 총 6가지가 있으니 선택지 넓다.
내 외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매우 감각적이다. 차체 외부 디자인은 용맹한 사자의 눈빛과 이빨을 연상케 하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새로운 푸조의 시그니처 주간주행등(DRL)이 인상적이다. 사자의 발톱 자국을 형상화 한 3D LED 리어 램프도 빼놓을 수 없다.
푸조 3008이 각진 외관 디자인으로 야성적인 느낌을 주는 반면 내부는 곡선형으로 이루어져 감성을 더해준다.
스티어링 휠 상단부와 하단부가 잘린 푸조 특유의 콤팩트 스티어링 휠은 취향의 차이가 존재할 듯하다. 운전자가 계기판의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푸조 고유의 민첩한 코너링을 즐기기에 적합하지만 작은 지름에 위아래 잘린 단면으로 인해 큰 핸들링에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사자가 야행성 동물이라서 그건지 푸조 3008은 낮보다 야간에 훨씬 멋지다. 야간에 차 문 옆 발 접지면에 배트맨 로고처럼 바닥에 비치는 푸조 문양의 간접 등은 '이놈 정말 젠틀맨이다'라는 느낌을 준다. 운전석과 보조석의 마사지 기능 역시 꽉 찬 옵션을 인정하게 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자체 내비게이션이 탑재 되지 않아 있다는 점인데 스마트폰 미러링으로 커버가 가능하지만 아이폰은 되는데 안드로이드 오토는 인식하지 않는 점이다.
또한 내비 미러링 도중 시동을 켜도 모니터가 켜지지 않는 버그가 있었다. 모니터로 에어컨 및 모든 기능을 조절하다 보니 모니터가 켜지지 않는 상태에서는 당황할 수 있겠다. 이 경우 모니터 하단 음표 버튼으로 재부팅이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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